글로벌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이 세계 방산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자 중국이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대표 미디어 텐센트 계열의 텅쉰왕(腾讯网)은 20일(현지시각) 한국 방산산업의 급성장을 분석하는 심층보도를 통해, 이러한 변화가 중국 방산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조명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주요 방산업체들은 1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 성장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2024년 방산 수출이 2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방산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가성비'에 있다. 예컨대 미국의 PAC-3 요격미사일(약 400만 달러)과 비교해 한국산 유사 제품은 3분의 1 수준의 가격에 동등한 성능을 제공한다. NATO 무기체계와의 높은 호환성과 신속한 납기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폴란드와의 대규모 방산계약이다. 폴란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K9 자주포, 천무 체계, K2 전차 등 총 180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NATO 국가들의 군비 증강 움직임이 한국 방산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시각에서 한국의 급성장은 자국 방산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방산수출은 140억 달러를 기록했고, NATO 회원국을 포함한 선진국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2023년 기준 연간 50억 달러 수준의 방산수출을 기록하며, 주로 파키스탄(54%), 방글라데시(12%) 등 개발도상국 중심의 수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이 채택한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 인도 등과의 계약에서 적극적인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제안했고, 이는 첨단 민간기술의 군사적 적용, 실전 경험을 통한 검증된 무기체계, 경쟁력 있는 가격과 빠른 납기라는 장점과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의 전통적인 완제품 수출 중심 전략과 대비되며, 중국 방산산업의 새로운 도전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 정세 측면에서 2025년 트럼프의 취임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따라 동맹국 방산수출 환경이 변화할 수 있으며, NATO 동맹체제의 불확실성 증가는 유럽 국가들의 독자적 군비 증강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관점에서 한국 방산산업의 급성장은 글로벌 안보환경 변화가 만든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중국은 한국 방산산업이 직면한 핵심기술 자립도 제고, 품질 안정성 확보, 주변국과의 전략적 균형 유지라는 과제들이 중국 방산산업 발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한국 방산산업 연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은 방산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