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TF 시장이 액티브 운용의 급부상과 함께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ETF.COM 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ETF 산업은 15조1000억 달러의 자산을 기록하며 투자 패러다임의 질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각) ETF.COM 이 보도했다.
ETF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첫째, 액티브 ETF의 약진이다. Bof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처음으로 액티브 ETF 출시가 패시브 ETF를 앞질렀으며, 121개의 뮤추얼 펀드가 액티브 ETF로 전환되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를 선호하게 된 변화를 반영한다.
둘째, 기관투자자의 ETF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BofA 데이터는 2016년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ETF 보유 비중이 24%p 증가해 평균 27%를 기록했음을 보여준다. 세금 효율성과 유동성 면에서 ETF가 가진 장점이 기관투자자에게 부각된 결과다.
셋째, ETF 시장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 미국 외 지역 상장 ETF가 5,830억 달러를 유치하며 전체 유입액의 38%를 차지했다. 특히 CLO ETF 자산이 2024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새로운 자산군으로의 확장도 눈에 띈다.
주목할 만한 점은 ETF가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Bof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미국 시장에서 ETF는 주식 시장의 13%, 채권 시장의 2.8%를 차지하며,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2.7%p, 0.8%p 증가한 수치다. 유럽 시장에서도 ETF는 주식시장의 9.3%, 채권시장의 1.8%를 차지하며 5년 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2027년까지 ETF가 전체 펀드 자산의 24%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의 경우, SEC의 현물 ETF 승인 이후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자금 유입 규모는 아직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통 금융권 참여 확대로 2025년 이후 관련 시장이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5년 ETF 시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책 기조 변화와 국제 관계 재편 가능성은 방위산업, 전통 에너지 섹터 관련 ETF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금 ETF 등 대체자산 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에도 주목할 만한 영향이 예상된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는 관련 ETF의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운용사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차별화된 액티브 ETF 전략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TF 시장은 이제 단순한 인덱스 추종을 넘어 능동적 운용과 혁신적 상품 개발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보다 정교한 전략과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