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EU의 전기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도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2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화추앙증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558만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24년 29%, 2023년 58%의 성장률과 비교하면 둔화한 수치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EU의 전기차 관세에 대응해 제품 라인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국영 SAIC Motor 등은 순수 전기차 외에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강화할 방침이다.
EU는 지난 10월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대해 기존 10% 관세에 더해 17~35.3%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수출에서 순수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2.5%에서 19%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카날리스의 앨빈 리우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여전히 중국 자동차 업체의 핵심 시장"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 등으로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3분기 중국의 대EU 자동차 수출은 전체의 28.4%를 차지했다.
중국 2위 자동차 업체 지리 오토모빌의 구이 셩위 CEO는 "추가 관세에도 불구하고 EU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며 "전기차와 가솔린 모델 모두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업체 니오의 윌리엄 리 CEO는 "첨단 배터리와 스마트카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연간 15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4대가 중국 기업이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중국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23년 17%에서 2030년 3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니오의 리 CEO는 "현지 고객 요구 대응과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내 치열한 가격경쟁과 과잉생산 능력도 해외 진출 확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전기차 생산 능력은 2020만 대인 반면, 실제 판매량은 11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과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EU의 관세 부과라는 도전적 상황에서도 제품 다각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우선 수출 시장 다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중국 기업들이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처럼, 한국도 시장 상황과 규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중국이 배터리와 스마트카 기술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과 혁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등 미래 차 핵심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더불어 과잉 경쟁과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중국의 사례처럼 가격경쟁 심화와 생산 능력 과잉은 산업 전반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