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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블록체인 설립자, 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3000만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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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블록체인 설립자, 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3000만 달러 투자

트럼프 취임 앞두고 정치·금융의 새 역학관계 부상

중국 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Justin Sun).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Justin Sun). 사진=로이터

암호화폐 업계의 떠오르는 인물 저스틴 선이 트럼프 진영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각) 트론 블록체인 설립자 저스틴 선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사업적 결정을 넘어 미국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SEC의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이뤄진 선의 투자는 정치적 영향력을 통한 규제 환경 개선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선은 트럼프 일가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목표 금액 모금에 어려움을 겪자 3000만 달러를 과감히 투자했으며, 이는 SEC 소송 부담을 정치적 영향력으로 상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선은 이미 등록되지 않은 증권 판매와 토큰 가격 조작, 유명인을 동원한 불법 홍보 등으로 SEC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세계의 일론 머스크"를 자처하는 선의 트론 블록체인은 이더리움의 대안으로 성장했으나, 논란도 함께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기업 TRM Labs의 2023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추적 가능한 불법 암호화폐 거래량 중 약 50%가 트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TRM Labs는 자금 세탁, 랜섬웨어 지불, 사기 등의 불법 거래를 주요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선은 2017년 이더리움보다 빠르고 저렴한 거래를 표방하며 트론을 출시했고, 중국의 규제 전에 7000만 달러 규모의 토큰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더리움 공동 설립자로부터 백서 표절 의혹을 받았으며, 현재는 테더 기반 거래의 주요 플랫폼으로서 국경 간 불법 자금 이동의 통로로 지목받고 있다. 트론은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TRM과 협력하여 불법 거래 방지에 나서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측의 암호화폐 정책 기조다. 트럼프는 재선 시 국가 비트코인 보유고 설립 등 친암호화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암호화폐 규제가 크게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베터 마켓의 CEO 데니스 켈러허는 SEC의 소송이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경고한다. 정치적 연대를 통한 규제 우회 시도가 시장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국 투자자들에 대한 영향이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 규모가 세계적 수준인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는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시장 활성화가 예상되나, SEC와의 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의 트럼프 프로젝트 투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정치와 규제의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 질서의 재편을 예고한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변수와 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주시하며,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첫째, 단일 블록체인이나 토큰에 대한 집중 투자를 피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것. 둘째, SEC 등 규제기관의 정책 동향과 주요 정치인들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 셋째, 레버리지 거래는 최소화하고 장기 보유 전략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투자 접근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거래소 사용과 개인 지갑 보안 강화 등 기본적인 자산 보호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