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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듀테크, 생성형 AI 등장으로 구조적 재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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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듀테크, 생성형 AI 등장으로 구조적 재편 가속화

생성형 AI가 덮친 교육시장...기업가치 급락에도 새 기회 모색 활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진 인형들이 인공지능 AI라는 단어 앞에 서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진 인형들이 인공지능 AI라는 단어 앞에 서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글로벌 에듀테크 산업이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전례 없는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2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무료 AI 서비스의 급부상으로 유료 온라인 교육 플랫폼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산업 전반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피치북이 집계한 2024년 에듀테크 투자 규모는 30억 달러로,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73억 달러의 17% 수준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들은 AI 활용 교육시장이 2023년 39.9억 달러에서 2030년 최대 3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위기 속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에듀테크 기업들의 타격은 심각하다. 대표적 기업 체그는 챗GPT 출시 이후 구독자가 13% 감소하고 주가가 84% 하락했다. 코세라와 유데미도 각각 56%, 43%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반면 AI를 적극 도입한 듀오링고는 주가가 60% 상승하며 성공적인 혁신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퀴즐렛(Quizlet)은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활용한 Q-Chat을, 코세라는 맞춤형 AI 코치를 도입했다. 듀오링고 맥스는 실시간 언어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Turnitin은 86%의 정확도로 AI 생성 텍스트를 감지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시장 판도 변화도 주목된다. 오픈AI의 챗GPT 에듀와 구글의 LearnLM 출시로 거대 기술기업들의 교육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AI 규제 완화 전망은 시장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연구 결과들은 AI 활용 교육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런던 경영대학과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사례에 따르면, AI 튜터를 활용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평균 23% 향상됐으며, 특히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교사들은 수업 준비 시간이 40% 가량 단축되고 개별 학생 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실시간 피드백과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장점으로 꼽았으며, 특히 질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판적 사고력 저하, 개인정보 보호, 보안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교육 전문가들의 참여 없이 기술 중심으로 진행되는 혁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AI 교육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중·고교에 AI 교육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높은 사교육 의존도와 디지털 인프라를 고려할 때, AI 기반 교육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AI 도입 과정에서 학습 격차 심화나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어, 정책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듀테크 산업은 AI로 인한 근본적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단순 콘텐츠 제공이나 문제 해결 서비스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깊이 있는 학습 경험과 검증된 교육적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향후 에듀테크 기업들의 성패는 AI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기술적 한계와 부작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극복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