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 95조원·日 구마모토 12조원·獨 드레스덴 15조원 투자
TSMC가 미국, 일본, 독일에서 총 1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벤징가는 7일(현지시각) TSMC가 지난해 12월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미국과 독일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총 650억 달러(약 94조9130억원)를 투자해 3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4나노미터(nm) 공정을 사용하는 첫 번째 공장은 2025년 초 가동을 시작한다. 두 번째 공장은 3nm 공정으로 2028년, 세 번째 공장은 더욱 미세한 공정을 도입해 202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미국 정부는 TSMC에 66억 달러(약 9조6386억 원)의 보조금과 최대 50억 달러(약 7조3010억 원)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일본 구마모토현에는 총 86억 달러(약 12조5594억 원)를 투자해 두 개의 공장을 건설한다. 첫 번째 공장은 12~28nm 공정으로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며 2024년 12월 양산을 시작했다. 구마모토 타카시 키무라 지사는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 번째 공장 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공장에 4760억 엔(약 4조3964억 원), 2공장에 최대 7320억 엔(약 6조7601억 원)을 지원한다.
독일 드레스덴에는 100억 유로(약 15조442억 원)를 들여 28nm, 22nm 공정의 자동차용 반도체 공장을 2027년 말까지 건설한다. 벤징가는 "독일의 높은 에너지 비용과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결정이 지연됐으나, 독일 정부와 EU가 총 투자액의 절반인 50억 유로(약 7조5221억 원) 지원을 약속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는 작년 8월 성명에서 "TSMC 투자 유치로 유럽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TSMC의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이 2024년 3분기 6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IDC는 "이 점유율이 2025년 66%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1월 5일 보고서에서 "TSMC의 매출이 2024년 29.4%, 2025년 26.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그룹도 "2025년 TSMC 매출이 2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총이익률도 2024년 56.1%에서 2025년 59.3%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 투자의 불확실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조 로건 팟캐스트에서 "그 반도체 거래는 매우 나쁘다. 우리는 부유한 기업들이 와서 돈을 빌리고 반도체 기업을 세우도록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했다. 그는 "단 10센트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관세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JP모건은 "TSMC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직접 영향이 매우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는 이미 미 상무부와 최대 66억 달러(약 9조6426억 원)의 반도체 지원법 지원금에 대한 예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애리조나 공장의 운영비용이 대만보다 50% 높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2025년에 TSMC는 글로벌 공급망 확충과 첨단 연구를 위한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AI 관련 수요 증가와 첨단 공정 기술 수요 확대, CoWoS 패키징 기술 가격 인상 등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며, 골드만삭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로 TSMC의 대규모 공장 신설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