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가계대출 총량 한도 리셋으로 대출 태도 완화
기업대출 태도는 강화 기조 유지
경기 악화로 중기 대출수요 급증 전망
새해 들어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되면서 은행권이 올해 1분기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기업의 신용 위험도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여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가계대출 총량 한도 리셋으로 대출 태도 완화
기업대출 태도는 강화 기조 유지
경기 악화로 중기 대출수요 급증 전망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로 전분기(-27)보다 26포인트(p)나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3)보다도 2p 올라 2023년 2분기(6)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행태 서베이는 국내 금융회사 203곳의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대출태도, 신용위험, 대출수요에 대한 지난 분기 동향과 다음 분기 전망에 대한 응답을 지수로 산출한 것이다. 이 중 대출태도지수는 0을 중립 수준으로 놓고 값이 클수록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를 완화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대출 공급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반대로 값이 낮으면 향후 금융회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는 △대기업 -3 △중소기업 -3 △가계주택 6 △가계일반 3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생활안정자금과 주택실수요자 중심의 주담대, 비대면 신용대출 등에서 대출 태도가 완화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 태도는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11에서 올해 1분기 -3으로,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17에서 -3으로 전분기보다 대출태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지수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는 취약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9로 집계돼 대기업(28)과 가계(28)보다 높았다. 지난 2022년 4분기(39) 이후 최고치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 부동산·건설업 등 취약업종 중심의 여신건전성 관리 등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4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31로 뛰었다. 대기업(0→17), 가계주택(6→19), 가계일반(8→14) 등과 비교해 대출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2금융권에서 신용카드사(0)를 제외한 생명보험회사(-14), 상호저축은행(-13), 상호금융조합(-31) 등 모든 업권의 올해 1분기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2금융권의 올해 1분기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 대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주로 기인한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