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청문회 시작...민주당, 독립성· IRS 운영 등 타당성 집중 검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무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가 상원 재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규모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 비전을 제시했다고 16일(현지 시각) AP와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베센트 지명자는 이날 제출한 사전 증언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해 더 많은 일자리와 번영을 만들어낼 세대적 기회가 왔다"며 "새로운 경제 황금기를 열겠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조용한 살인자'란 별명으로 불리는 베센트 지명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억만장자다. 그는 "9살 때부터 두 가지 일을 하며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자신의 성공 스토리가 "미국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베센트 지명자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감세 및 일자리법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 분석에 따르면 이 정책이 영구화되면 향후 10년간 최대 10조 달러의 세수가 줄어든다. 그는 "지출 축소와 세제 개편으로 재정 균형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베센트 지명자의 정치적 이력도 관심을 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캠프 합류 전 2000년대 초반 앨 고어의 대선 운동과 민주당 단체에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또 민주당 후원자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와도 협력했다.
민주당은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15일 베센트 지명자에게 재무부 독립성, 주택정책, 금융감독 등에 관한 100개 이상의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상원 재무위원회는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정책과 이해충돌 여부를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베센트 지명자가 인준되면 국세청을 포함한 재무부 산하기관을 총괄하게 된다. 민주당의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은 국세청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베센트가 세계 무역질서 재편과 물가안정, 국가부채 관리의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경험과 전문성이 미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전체 상원의 인준 표결 전까지 계속된다. 상원 재무위원회는 암호화폐, 세금 정책, 국세청 운영 등 주요 사안에 대해 베센트 지명자를 상대로 몇 시간에 걸친 질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