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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난 복구 자원 쟁탈전 격화..."건설 인력·자재 동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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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난 복구 자원 쟁탈전 격화..."건설 인력·자재 동시부족"

산불·허리케인 동시 복구로 500억 달러 규모 재건 수요 급증
전문가들 "보험협상·인허가 지연에 10년 이상 복구 소요" 경고
2023년 8월 3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호스슈 비치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도착한 후 손상된 건물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8월 3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호스슈 비치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도착한 후 손상된 건물의 모습.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동부 허리케인과 서부 산불 피해의 동시 복구로 인해 건설 자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불로 1만20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으며, 초기 추산으로 경제적 손실은 500억 달러(약 72조 원)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가을 25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낸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으로 인한 피해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WSJ은 현재 허리케인 피해 복구가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 주에서 진행 중이며, 여기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산불 피해 복구가 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타(CoStar)의 멀티패밀리 분석 담당 전국 책임자인 제이 리빅은 "과거에도 재난은 있었지만, 이처럼 많은 재난이 동시에 발생한 적은 처음"이라며 "자원 부족으로 모든 도시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해 복구 작업자 교육·배치 기관인 리질리언스 포스(Resilience Force)의 사켓 소니 대표이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지애나 허리케인 프랜신 피해 현장에서 일하던 복구 전문가가 9개 작업반을 이끌고 플로리다로 이동했으며, 이들이 현재 로스앤젤레스 산불 복구 현장으로의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부동산 개발회사 시티뷰(Cityview)의 숀 버튼 최고경영자는 "엔지니어링 자원, 건축 자원, 잔해 제거 인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 주택 소유자, 계약자가 협력해 빈 창고라도 확보해 건축 자재를 대량 구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WSJ은 건설업계가 철강, 목재 등 주요 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정책 변화가 복구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질리언스 포스의 소니 대표는 "건설 산업 인력의 약 13%가 불법 체류자"라며 "이민정책 변화로 인력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의 주택 건설업체 저드 빌더스(Judd Builders)의 존 저드 주니어 공동 소유주는 "허리케인 발생 3주 후 착수한 프로젝트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골조 공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보험사와의 협상, 허가 승인 지연, 건설 인력 부족, 자재 수급 차질로 완전한 회복에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게이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주말 화재 피해 주택 재건을 위한 환경 검토 절차 일부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런 베이스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재건 허가 승인과 검사 절차 간소화를 지시했다. 이는 2026년 월드컵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조치로 분석된다.

로스앤젤레스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키샤니 페레라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목재 대신 알루미늄, 유리 섬유 단열재 대신 양모, 건식벽체 대신 마그네슘 보드 등 미국 내 생산 가능한 자재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