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금리인하 최대 걸림돌로 꼽았던 환율 문제 일부 완화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 유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에 안착하면서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올해 첫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면 2.75%로 낮아지게 된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안착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21일 오전 2시 기준, 1436원)보다 2.2원 내린 1433.80원(22일 오전 2시 기준)에 이번 주 거래를 마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인하의 최대 걸림돌로 환율을 꼽았다. 이에 이달 초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2.2%로 치솟으면서 한은이 2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한은의 최대 골칫거리인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무게 추를 옮기는 분위기다.
반면 경기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주요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 초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1% 전망도 나온 상황이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1월 금통위 당시 12·3 계엄사태 등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1.6~1.7%까지 낮출 것이라고 사전 예고한 상황이지만, 한은이 2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이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의) 1월 기준금리 동결의 핵심 요인이었던 원·달러 환율 상승 변동성이 축소됐다"면서 "1월 금통위 이후 추가 정치 불안이 발생하지 않았고, 달러 가치도 2.3% 하락했으며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이 4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지만, 외환시장 안정은 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지난 1월 금통위에서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확인 및 원·달러 환율 부담감 등에 의해 기준금리가 동결됐다"면서 "약 6주가 지난 현시점에서는 양대 불안 요인의 소멸은 아니나, 상당 부분 부담감의 경감이 이뤄졌기에 금리인하 환경은 갖추어졌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2월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많아졌지만 동결을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17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55명이 2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45명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조사기간 중 환율이 1440~1460원 범위에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채권 전문가는 더 늘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