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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 보유량 재평가, 시장에 강세 신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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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 보유량 재평가, 시장에 강세 신호 될 것"

블랑치 "중앙은행 '야만적 유물' 아닌 핵심자산 인정 의미"
연준 대차대조표 7500억 달러 확대 효과...안전자산 선호도 반영
2022년 7월 13일 스위스 멘드리시오에 있는 제련소 및 바 제조업체 아르고 헤레우스 공장에 1kg짜리 금괴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7월 13일 스위스 멘드리시오에 있는 제련소 및 바 제조업체 아르고 헤레우스 공장에 1kg짜리 금괴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 보유량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춘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금 보유량 재평가는 시장에 강세 신호가 될 것이며, 금이 더 이상 '야만적 유물'이 아님을 보여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포트 녹스의 금 비축량이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34년 금준비법(Gold Reserve Act)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보유하던 금을 재무부로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연준은 금 대신 금 인증서(Gold Certificates)를 받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금은 2억6160만 트로이온스(약 8135톤)다. 1970년대 책정된 온스당 42.22달러 기준 장부상 가치는 110억 달러(약 15조7080억원)지만, 현재 금 현물 가격(온스당 약 2950달러)으로 재평가하면 7500억 달러(약 1071조원)에 달한다.

프란시스코 블랑치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상품·파생상품 리서치 총괄은 지난 2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금 보유량 재평가는 단순한 회계상 조정이지만,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블랑치 총괄은 "금 보유량 재평가는 금이 중앙은행에서 오래 방치된 '야만적 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세계 최대 중앙은행인 연준이 금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가지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미국의 대차대조표 자산을 국민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이틀 뒤 "금 보유량 재평가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일론 머스크와 함께 포트 녹스를 방문해 금이 실제로 보관되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같은 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은 모두 그 자리에 있다"며 포트 녹스 방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러시아의 달러·유로 자산을 동결하자, 각국은 달러 자산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렸다. 투자자들도 경제 불안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금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블랑치 총괄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금 재평가는 달러 약세 유도, 에너지 가격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연준 금리 인하 유도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목표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주 미·러 경제 협력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블랑치 총괄은 "러시아가 제재 해제를 받으면 새로운 석유 달러가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며 "이 자금이 워싱턴의 2조 달러 규모 예산 적자를 메우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