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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미국 제재 속에서도 AI 칩 생산 효율 두 배로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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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미국 제재 속에서도 AI 칩 생산 효율 두 배로 향상

중국 기술 자립화 노력, 첨단 반도체 '수율' 40%까지 개선
2023년 8월 30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사람들이 메이트 60 시리즈 스마트폰 광고가 있는 화웨이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8월 30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사람들이 메이트 60 시리즈 스마트폰 광고가 있는 화웨이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기술 패권을 두고 미·중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기술기업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각) 화웨이가 첨단 인공지능(AI) 칩 생산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신 인공지능 칩의 '수율'(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진 기능성 칩의 비율)을 약 1년 전 20%에서 현재 40% 가까이로 두 배 향상시켰다. 이는 화웨이의 최신 어센드(Ascend) 910C 프로세서 생산과 관련된 중요한 진전이다.

이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러한 개선으로 화웨이의 어센드 칩 생산 라인이 처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업계 표준에 따라 수율을 6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컨설팅회사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반도체 분석가 오스틴 라이언스는 화웨이의 생산 성과를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TSMC)가 엔비디아의 H100 인공지능 프로세서 생산에서 추정되는 60%의 수율과 비교했다. 그는 40%의 수율로도 상업적 실행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제재 대상인 중국 반도체 제조 인터내셔널(SMIC)과 협력하여 'N+2 공정'을 통해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 없이도 어센드 칩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수출 제한으로 중국이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 장비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성과다.

중국 정부는 현지 기술 기업들에게 화웨이의 인공지능 칩을 더 많이 구매하고 3조 3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독려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핵심과 영혼의 부족" 문제가 완화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핵심'은 반도체를, '영혼'은 운영체제를 의미한다.

화웨이는 올해 910C 프로세서 10만 개와 910B 칩 30만 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910B 20만 대 생산과 비교된다. 그러나 컨설팅회사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중국에 H20 칩 100만 개를 판매해 1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추정했다.

화웨이는 고객 확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엔비디아의 쿠다(CUDA) 소프트웨어가 사용하기 쉽고 데이터 처리가 빠른 점이 경쟁 장벽으로 작용한다. 인공지능 회사들과 화웨이 연구원들은 어센드 910B가 칩 간 연결성과 메모리 문제로 대규모 모델 훈련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추론"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할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중국 내 전체 인공지능 칩 생산량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소규모 경쟁업체들은 중국 반도체 제조 인터내셔널의 생산 용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웨이는 본 보도에 대한 F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