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5서 샤오미 15·15 울트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 가속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지난 3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고가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샤오미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주력 모델은 '샤오미 15'와 '샤오미 15 울트라' 두 종류다. 두 모델 모두 최첨단 칩셋과 대폭 향상된 카메라 성능을 갖췄으며,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샤오미 15 기본 모델이 999유로(약 1047달러, 152만 원)부터 시작하며, 고성능을 자랑하는 울트라 모델은 1499유로(약 1571달러, 228만 원)부터다.
두 모델 모두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 3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했다. 특히 울트라 모델은 더욱 강화된 카메라 사양과 몰입감을 높이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CCS 인사이트의 수석 분석가 벤 우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샤오미는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높여왔다"면서 "이제는 프리미엄폰 시장으로 방향을 틀어 고부가가치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는 고소득 소비자들이 많은 유럽 시장 공략에 주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샤오미의 2024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4%나 증가하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들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 점유율 역시 2023년 12.5%에서 2024년 13.6%로 상승,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2010년에 설립되어 저가 및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며, 특히 유럽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왔다. TV와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 또한 샤오미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에 'SU7'을 출시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MWC 2025에서는 이 차량을 전시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IDC의 부사장 프란시스코 제로니모는 "샤오미는 전기차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로니모 부사장은 "유럽 시장에 당장 전기차가 출시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은 샤오미가 전기차 개발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할 것"이라며 "이는 곧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스마트폰 또한 잘 만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세와 전기차 사업의 성공적인 진출은 샤오미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로 샤오미 주가는 지난 1년간 300%에 육박하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샤오미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샤오미는 이번 신제품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함께 고성능 전기차 SU7 울트라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며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샤오미 앞길에는 난관도 있어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오포(OPPO)와 아너(Honor) 등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 또한 매섭다. 결국,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분석가는 "프리미엄폰 시장은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며 "모든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애플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기를 희망하지만, 현실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 내 점유율 확대는 결국 안드로이드 제조사들끼리 '점유율 뺏기'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샤오미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결국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와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드 분석가는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포와 아너 등 쟁쟁한 중국 기업들까지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샤오미의 프리미엄폰 시장 공략은 앞으로 더욱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