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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SMC 2000억 달러 美 투자는 관세 정책 효과" 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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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SMC 2000억 달러 美 투자는 관세 정책 효과" 자찬

"CEO 웨이는 비즈니스계 최고 존경인물"...현실은 美 팹 건설, 대만보다 2배 비용·시간 소요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3일 백악관에서 C. C. 웨이 TSMC CEO 와 함께 TSMC의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3일 백악관에서 C. C. 웨이 TSMC CEO 와 함께 TSMC의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대만 간 반도체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SMC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자신의 관세 정책 효과로 선전하고 있다고 지난 17(현지시각) 타이완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방영된 "풀 메짓"(Full Measure) 프로그램의 샤릴 애트키슨과의 인터뷰에서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를 자신의 관세 정책 효과라고 주장했다고 중앙통신사(CNA)가 보도했다. 그는 "TSMC2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발표된 투자액은 1650억 달러이다.

"TSMC는 단연 세계 1"라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웨이 CEO"대만 출신의 칩은 잊어버리고, 비즈니스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3, TSMCC.C. 웨이(魏哲家) CEO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기존 650억 달러에 더해 약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금은 미국 내 3개의 반도체 공장(), 2개의 첨단 포장 공장, R&D 센터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로써 TSMC의 미국 내 총 투자액은 165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TSMC가 미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주로 내 관세 정책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특권을 위해 매우 상당한 관세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 대만에서 수출하는 반도체에 대해 최대 10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는 관세 정책으로 외국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되면 "도급업체, 하청업체, 콘크리트 회사, 제철소 등을 활용하며 많은 돈이 미국으로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고,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더 큰 영향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기술 전문 매체 테크스팟(TechSpot)2025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대만의 약 2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TSMC가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서 직면한 주요 문제는 숙련된 인력 확보로, 이는 대만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TSMC의 대만 경영진과 미국 직원 간 문화적 차이가 "예상치 못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스팟은 대만이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놀라운 전문성"을 확보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TSMC의 미국 투자 확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미 수년 전부터 계획된 투자가 확대된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보도를 통해 TSMC의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미국의 반도체 자급률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테크스팟 보고서는 "대만이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획득한 전문성은 수십 년간의 경험과 산업 생태계 구축의 결과"라며 미국이 단기간에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