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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가전, 딥시크와 만나 대화형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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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가전, 딥시크와 만나 대화형으로 진화

딥시크 AI 탑재로 TV·에어컨 등 스마트 기능 강화
정부 지원 힘입어 가전 시장 성장세 지속 전망
중국 가전 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신흥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기술이 TV와 에어컨 등 주요 가전 제품에 탑재되면서 사용자들은 음성 대화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스마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AWE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가전 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신흥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기술이 TV와 에어컨 등 주요 가전 제품에 탑재되면서 사용자들은 음성 대화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스마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AWE

중국 가전 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쓰촨 창훙 전기와 TCL 등 주요 가전 업체들이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기술을 제품에 속속 도입하며 혁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전 업계에서도 AI 기반의 새로운 기능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라고 닛케이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3월 23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 'AWE'에서는 중국 주요 가전 업체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전시의 핵심은 지난 1월 하순 중국 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은 딥시크와의 협력이었다.

창훙 전시 부스의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딥시크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창훙은 지난 2월 중순 딥시크와의 협력 사실을 발표하며 AI 기반 대화형 TV를 선보였다. 그는 "예를 들어 드라마 제목이 기억나지 않을 때도 줄거리를 설명하면 AI가 정확하게 작품을 추천해준다"고 덧붙였다.

◇ 주요 가전 업체의 딥시크 AI 도입 경쟁

TV 시장 선두 주자인 TCL 역시 지난 3월 초 일부 제품에 딥시크의 AI를 탑재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TCL 전시 부스의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여행 분야에 특화된 기능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V에 탑재된 AI를 통해 여행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의 여행 계획을 TV와의 대화를 통해 만들 수 있다"며 개인 소비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여행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가전 대기업인 하이얼 그룹(海爾集団)도 딥시크와 자체 개발한 AI를 탑재한 에어컨을 전시했다. 기존에는 "에어컨 온도 낮춰줘"라고 말해야 했지만, 이제는 "덥다"라고만 말해도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설정 온도를 자동으로 낮춰준다.

딥시크는 중국 내에서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으나, 지난 1월 20일 공개한 최신 AI 모델 'R1'을 통해 단숨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딥시크는 자사의 기술력이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한다. 기술 정보가 공개된 '오픈 소스' 방식을 채택하여 중국 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AI 기술 활용한 차별화 전략 모색


한편, 일본 기업들도 AWE에서 자체 개발한 AI와 제품을 결합한 기술을 선보였다. 파나소닉 홀딩스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오븐 등 주방 가전제품과 AI를 융합한 공간을 전시했다. 냉장고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가 식재료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베이징아오웨이윈왕빅데이터커지(北京奥維雲網大数据科技)에 따르면, 중국 가전 시장 규모는 2024년에 전년 대비 6% 증가한 9071억 위안(약 9조 237억 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가전제품 교체 지원금 정책 덕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에는 1% 증가한 9155억 위안(약 9조 1073억 원)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교체 지원금은 지속되겠지만, 수요 선점 경쟁 심화로 인해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AI 기술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