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 일본 출장 마치고 귀국…日소재·부품 공급망 점검한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그의 최근 '중국·일본 출장 구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슈퍼관세를 극복할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지난달 중국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출장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만 띤 채 대답 없이 현장을 떴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일본 방문길에 올라 현지 소재·부품 협력사와 토요타그룹 등을 두루 만나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교류해 온 일본 재계 원로들과도 만났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일본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영업법인과 요코하마에 반도체 패키지 연구개발(R&D) 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랩(APL)'을 짓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 회장은 수시로 일본을 방문하며 네트워크를 다져오고 있다.
앞서 1일 이 회장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만나 "지난주는 중국에 일주일 있었고 곧 일본에 간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끝나서 항상 4월 첫째 주를 인사하는 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사즉생'(死卽生)' 정신을 주문한 이후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무대를 직접 뛰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2~28일 중국을 방문해 2년 만에 '중국발전포럼(CDF) 2025'에 참석했다. 이어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비야디) 본사를 찾는 등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 확대 행보에 나섰다. 이번 일본 출장에서도 전장 업체들과 회동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는 미국발(發) 관세 이슈 등으로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이 회장이 당분간 글로벌 세일즈에 매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6조6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올려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으나, 2분기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 영향권에 들게 된다.
삼성전자는 캐시카우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생산량 절반을 46% 상호관세가 부과된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고, 이중 상당수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 여지를 내비친 것도 곤혹스러운 지점이다. 이에 이 회장이 북미와 유럽, 베트남 주요 거점을 찾아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