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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벼운 금감원장의 입…職 걸겠다더니 해외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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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벼운 금감원장의 입…職 걸겠다더니 해외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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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금융부 기자
말 한마디가 금융권과 산업계에 엄청난 파급력을 주는 금융감독원장의 가벼운 말 뒤집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상법 개정을 놓고 사의를 표명했던 이복현 금감원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별다른 입장 없이 잇따라 해외 출장에 나서고 각종 현안까지 챙기면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은 14일 홍콩을 찾아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글로벌 투자은행(IB)·증권업 협회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현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5월 스위스 바젤 출장길에도 오른다.

불과 이달 초만 해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반발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밝혔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던 이 원장이지만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F4 멤버들의 만류로 마지 못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최근 금감원 간부들에게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고려해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의 '내로남불'이 입방아에 올랐다. 이 원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재표결을 미루는 것을 두고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는데 그의 내로남불이 더 가관이라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1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낫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정부가 상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자 돌연 "윤석열 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안 했을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듯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또 과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에 나서려고 할 때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용퇴를 압박하는 등 금융권 수장들의 거취 문제에 선 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간 이 원장이지만 어째 자신의 거취 논란에는 너무나도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