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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타고 인도 대도시 강타한 K-라면... '이국적 음식'에서 '생활필수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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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타고 인도 대도시 강타한 K-라면... '이국적 음식'에서 '생활필수품'으로

K팝· 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인도 젊은층 사이에서 '문화 체험' 코드로 자리잡아
단순 인스턴트 넘어 정통 라멘 전문점까지 급증... 김치 등 연관 한식 인기도 견인
인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K-라면을 대표하는 농심의 신라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K-라면을 대표하는 농심의 신라면. 사진=로이터
인도 대도시에서 한국 라면이 단순한 이국적 음식에서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도인들에게 생소했던 한국 문화가 이제는 음악 재생목록, 드라마뿐 아니라 식탁 위까지 점령하며 특히 라면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타임스나우뉴스가 지난 19(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인도 도시의 키라나(구멍가게) 상점에서도 인도 국민 라면 브랜드인 매기(Maggi)와 이피(Yippee) 옆에 삼양, 농심, 오뚜기 등 한국 라면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콤하고 치즈를 바르거나 김치 풍미가 가미된 한국 라면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 발전했다.

◇ 미디어가 이끈 K-라면 열풍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희미한 불빛 속에서 라면을 후루룩 마시는 장면이나 부탄 버너로 육수를 끓이는 이미지, 늦은 밤 만족스럽게 국수 통을 푸는 모습은 인도 젊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타임스나우뉴스는 "라면의 매력은 맛뿐만 아니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 탄력 있는 국수, 끈적끈적한 반숙 달걀, 매운 소스 등 시각적 요소에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 라면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전통 인도 요리와 달리 5분 이내에 조리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의 식생활에 적합하다. 이 매체는 "한국 라면이 K-드라마의 스릴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리에서만 부산 한식당(Busan Korean Restaurant), 달락(Dalgrak), 마즈누 카 틸라(Majnu Ka Tilla)의 서울 식당(Seoul Restaurant) 등 한식 전문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인스턴트라면을 넘어 손으로 뽑은 면발과 뼈 육수를 사용한 정통 라멘, 김치와 절인 무, 떡볶이 같은 한국 반찬들이 인도 도시 식문화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 열망적 문화 코드로 자리잡은 K-라면


타임스나우뉴스는 "음식 배달 모바일 앱에서 한국의 라면 기반 식품은 현재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장인, 대학생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도 강한 한국의 맛을 식탁에 들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 요인은 매콤한 맛과 풍부한 감칠맛을 넘어 편안함과 '문화적 멋스러움'에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뜨겁고 푸짐하며 달걀, 치즈, 야채 또는 남은 닭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조리할 수 있다""한국 라면을 먹는 행위 자체가 K-패션이나 K-뷰티 제품처럼 열망적이고 글로벌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동참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나우뉴스는 "한국 라면은 새로운 인도의 국민 라면이 되었다""대체품이 아닌 다른 대륙에서 온 먼 친척으로서 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학 기숙사 구내식당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한국 라면의 확산세는 경이롭다"고 이 매체는 표현했다.

한편, 한류 현상은 인도 식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민족 상점, 팝업 축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레시피 영상 등이 이러한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타임스나우뉴스는 "인도인들이 더 많은 세계 각국의 음식에 노출됨에 따라 점점 더 대담하게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소비자로 변하고 있다"며 한식의 영역이 라면을 넘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