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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달러 인플루언서 시장도 변화...경제 불안에 소비자 선호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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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달러 인플루언서 시장도 변화...경제 불안에 소비자 선호 달라져

호화 생활 과시 콘텐츠에 비난 댓글 쏟아져...생활밀착형 정보 제공으로 변화 중
다양한 요인으로 인플루언서들의 사업 내용과 활동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다양한 요인으로 인플루언서들의 사업 내용과 활동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서 인플루언서의 호화로운 생활방식을 보여주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지난 20(현지시간) "코로나19 시기 번창했던 인플루언서 산업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급락하면서 이 같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세계 인플루언서 시장은 2500억 달러(3546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 명의 콘텐츠 제작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 90%는 인플루언서 활동을 통해 연간 5만 달러(7000만 원) 미만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 상위 인플루언서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에서 단 한 번의 게시물로 수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화장품, 가전제품, 명품 가방 등 고가 제품들을 브랜드로부터 무상으로 지원받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호화로운 생활방식을 과시하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댓글란에서 인플루언서들의 부의 과시를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월세나 식료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 팔로워들의 현실과 괴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틱톡 스타 아델레인 모린(110만 팔로워)이 코첼라 축제장에서 1000달러(141만 원)짜리 고급 일식당 노부(Nobu) 식사를 자랑하는 영상을 올리자,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월세 내기도 빠듯한 내가 저런 호화로움을 누릴 수 있을까?' 라는 빈정거림이었다.

뉴욕의 인플루언서 메이 렁(50만 팔로워)이 "매주 캐비어에 2000달러(283만 원)을 쓴다"고 자랑하자, '캐비어 대신 밀린 월세나 내라'거나 '서민을 무시하는군'이라는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 생활밀착형 콘텐츠로 변화하는 인플루언서


이런 반발에 대응해 인플루언서 업계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브랜드 및 콘텐츠 제작자와 협업하는 마케팅 회사 '임팩트(Impact)'의 데이브 요바노(Dave Yovanno) 대표는 "인플루언서들은 댓글 반발이 지속된다면 게시물 내용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며 "시청자와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팔로워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바노 대표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의 방향을 "알뜰 쇼핑 정보" 또는 "예산에 맞는 생활 방법"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특히 육아 조언이나 청소 요령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자금 관리 및 예산 관련 조언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더 많은 조회수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플루언서 산업은 기업들의 마케팅 지출 감소로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요바노 대표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에게 고정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신 성과 기반 지불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소셜 미디어 전문가이자 콘텐츠 제작자인 재즈 멜로디(Jaz Melody)"2020년 코로나19 초기에는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는 평범한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많았고, 당시 외로움을 느끼던 사람들과 연결되는 계기가 됐다""이제 다시 그런 흐름으로 돌아갈 것 같다. 사람들은 사치품이 아닌 일상적인 콘텐츠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경기 침체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살펴볼 시간이 많았고 경기부양 지원금을 사용할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침체는 오늘날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악시오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브랜드보다 콘텐츠 제작자를 더 신뢰하기 때문에 여전히 효과적"이라면서도 "다만 인플루언서들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