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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평화안 좌초 위기...젤렌스키 "크림반도 양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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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평화안 좌초 위기...젤렌스키 "크림반도 양보 못해"

우크라이나 여론, 영토 포기 의견 39%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반대 우세
2025년 3월 19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속에서 국기로 감싼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POW)가 교환 후 돌아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19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속에서 국기로 감싼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POW)가 교환 후 돌아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평화 회담이 결렬 직전 상황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크림반도 양보' 방안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명확히 거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평화안은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 중인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권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2(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 헌법에 위배된다"고 단호히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을 포기할 경우 러시아가 어떤 양보를 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전쟁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평화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물러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프랑스, '사실상' 영토 양보만 지지


영국과 프랑스는 크림반도에 대한 공식적 양보보다 한국전쟁 종전 방식과 유사한 '사실상의' 영토 분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은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미국의 열망에 공감하며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백악관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이번 주 후반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네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희망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 영토 양보 지지하는 우크라이나 여론 급증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장기화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여론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키예프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올해 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인의 39%가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거래의 일환으로 영토를 포기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말 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인의 50%는 영토 양보에 반대하고 있으며, 크림반도를 공식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어떤 우크라이나 정치인에게도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인 올렉시 코브준은 지적했다.

크림반도 토착민인 크림 타타르족 출신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 타밀라 타셰바는 "크림반도를 휴전으로 '교환'하려는 시도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침략에 대한 보상을 주고 전쟁 범죄를 합법화하며 다른 권위주의 정권들도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키이우에서는 확고한 안보 보장 없이 휴전이 이루어질 경우, 푸틴이 군대를 재건한 후 수년 내에 다시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그 약속 이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이들 외신은 전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