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340명 추가 고용, 사우스 저지 부지 인수 검토 및 해군 계류 시설 활용 모색
중국과의 경쟁 속 미국 함정 수요 대응
중국과의 경쟁 속 미국 함정 수요 대응

지난 24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보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1억 달러(약 1438억 원)에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부지와 인력을 확충해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필라델피아 조선소의 워싱턴 D.C. 로비 부서장인 다니엘 오브라이언은 "더 많은 공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사우스 저지 지역으로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은 "델라웨어 강 건너편에 옵션을 찾고 있다"며 뉴저지주 내 이전 산업 부지를 인수해 조선 및 지원 작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리스 쿤스(민주당, 델라웨어) 상원의원은 한화 관계자들과 함께 메리 게이 스캔론(민주당, 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 데이비드 맥코믹(공화당,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의 보좌관들과 함께 조선소를 방문했다. 쿤스 의원은 "다음 주에 해군 고위 작전 장교를 만나 조선소에 인접한 유역에 있는 노후 해군 함정을 옮길 방법을 찾겠다"며 한화가 선박 유지보수 작업과 기타 수익성 향상 작업에 해당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뜻을 밝혔다.
◇ 용접공 등 숙련 인력 확보 위한 교육 프로그램 대폭 확대
현재 필라델피아 조선소에는 약 1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분의 2가 계약직이다. 많은 인력이 해상 용접공과 같은 숙련 노동자 부족으로 지역 외부에서 유입되고 있다. 한화는 올해 100명, 내년에 240명을 추가로 고용해 신규 업무 처리와 퇴직 예정인 인력 대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해양 용접공과 조선소 장비 업체 인력 양성을 위해 견습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현재 160명의 견습생이 8주 과정의 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는 2021년 교육 프로그램 재개 이후 최대 규모다.
한화 조선소의 강사인 메건 하일먼은 "기계 작업자를 위한 추가 교육과정을 계획 중"이라며 "견습생들은 주정부와 카운티 기관의 추천으로 선발됐다"고 설명했다. 견습생들은 건설 현장, 사무실, 보육시설, 와와(편의점) 매니저 등 다양한 직종에서 전직했으며, 안정적인 임금과 근무 여건에 매료됐다.
타코니 출신의 브렌든 도노호는 인디애나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하다 견습생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시간당 22.60달러로 시작해 3년간의 견습 기간 동안 6개월마다 최대 시간당 38달러까지 인상되는 임금에 끌렸다"고 말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향후 계약에서 기본급이 시간당 4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 출신의 조셉 자놀리는 "비노조 건설회사 배관공으로 일했으나, 정기적인 초과근무와 해고 가능성이 적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견습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볼티모어 출신으로 필라델피아에 거주 중인 제니스 즐로멕은 "이전에는 미용사로 일했지만, 지금은 용접공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께서 미용사 시절에는 면도칼을 다뤘지만, 이제는 용접총을 다루게 될 거라고 농담하셨다"며 웃음을 지었다.
◇ 글로벌 조선 경쟁과 미국 정부의 지원
세계 조선업계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대규모 한화오션 조선소 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중국과 상당한 격차를 두고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조선소는 인내심 있고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가 필요한 산업으로, 디지털과 바이오 분야의 높은 수익률에 집중하는 민간 투자펀드보다 정부 계약과 보조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한화가 지난해 경쟁 입찰 없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한 것은 지난 30년간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투입한 보조금의 일부에 불과한 금액이다.
쿤스 의원 대변인은 "중국이 필리핀과 대만 등 미국 동맹국 인접 국제 수역에 함정과 항공기를 배치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더 많은 해상 무인기와 군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르웨이 아케르사 소유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훈련함과 상선 제작 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2020년부터 미국 내 몇 안 되는 조선소 중 가장 바쁜 곳으로 도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출선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미국 화주들이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상선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선박에 대한 국내 제작 함량 규정을 제안했으며, 이는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새로운 LNG 운반선 수주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