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36대 도입 후 최대 100대까지 확대...기술이전으로 70여 대 현지생산 추진

이집트 주한 대사관의 칼레드 압델라만 대사는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36대 초도 물량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 기관과 한국 기업 간 기술적, 세부적 논의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집트가 우선 36대를 약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에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100대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AI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기술이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이집트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고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계약이 진행되면 약 70대는 2023년 KAI와 이집트 국영 아랍 산업화 기구(AOI) 간 체결된 협약에 따라 이집트 헬완 항공기 공장에서 현지 생산될 예정이다.
◇ 공군 현대화 일환... 한·이집트 방산·경제 협력 지속 확대
이집트는 FA-50을 현재 운용 중인 노후화된 알파 제트와 K-8E 훈련기를 대체하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FA-50은 록히드 마틴의 F-16과 70% 유사성을 갖고 있으며, 마하 1.5의 최고 속도와 1,850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7개의 하드포인트를 통해 JDAM, AGM-65, AIM-9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무장과 표적 탐지 장비, 자체 방어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다.
KAI는 향후 AIM-120과 더비(Derby) 같은 가시거리 밖 미사일과 경량 AESA 레이더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며, 300갤런 용량의 외부 연료탱크, 첨단 표적 탐지 장비 호환성, 중거리 공대지 정밀 무기 탑재 능력 등의 개량 사항도 추진 중이다.
이번 계약은 양국 간 군사·경제 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2016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체결한 포괄적 협력 협정의 연장선에 있다. 이미 2017년 한국이 이집트 해군에 포항급 중고 초계함을 기증했으며, 2023년에는 16억 6천만 달러(약 2조 3800억 원) 규모의 한화 K-9 자주포 216문, K10 탄약 재보급 차량, K11 사격 통제 차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방산 협력을 강화해왔다.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은 경제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한국수력원자력은 22억 5천만 달러(약 3조 2300억 원) 규모의 엘다바 원자력 발전소 공동 건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3년에는 삼성이 베니수에프에 공장 설립을 위한 '골든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집트 지도부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급속한 발전을 자국 발전 모델로 삼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집트를 중동·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중요한 관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관계가 양국 협력 확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집트는 공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2024년 12월, AOI를 통해 현대식 경전투기 및 훈련기 국내 생산 라인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AOI 이사회 의장인 무크타르 압델 라티프 소장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계획을 강조한 바 있다.
앞서 AOI는 2022년 12월 KAI와 T-50/FA-50 골든이글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제조기술 국산화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집트는 이미 헬완 항공기 공장에서 K-8E 훈련기 120대를 생산한 경험이 있으며, 이 항공기들은 현재 엘 미냐 공군기지의 제201 훈련비행단에서 운용 중이다.
2021년 이집트 국방부는 노후된 알파 제트를 대체하기 위해 36대의 첨단 훈련기에 대한 국제 입찰을 발표했으며,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중국 CATIC, 터키 TAI, 체코 아에로 등과 함께 KAI가 참여했다.
한편, FA-50은 1990년대 후반 KAI가 록히드 마틴과 협력하여 개발해 2005년에 출시한 항공기로, 제너럴 일렉트릭의 F404 터보팬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이집트의 군 현대화와 한국의 방산 수출국 위상 강화라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부합한 결과로, 양국의 협력 관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