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DEX 2025 계기 고위급 협의...FA-50, 이동식 방공망 등 논의
이라크 군 현대화·공급망 다각화 목표…'K-방산' 중동 공략 가속
이라크 군 현대화·공급망 다각화 목표…'K-방산' 중동 공략 가속

외신에 따르면 방위사업청(DAPA)은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IQDEX 2025 방산 전시회를 계기로 이 같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고형석 헬기사업부장이 직접 이라크 고위 관리들과 만나 추가 군사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주요 논의 대상에는 국산 FA-50 경공격기, 이동형 방공 시스템, KUH-1 수리온 다목적 헬리콥터의 추가 판매 가능성이 올랐다. 이동식 방공 시스템은 LIG 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의 중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 수리온 추가 도입· FA-50 등 구체 논의
이번 협상은 지난해 성사된 수리온 헬기 수출 계약의 후속 성격이 짙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12월 이라크에 수리온 헬기 2대를 1358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라크는 이번 협상에서 추가 헬기 도입과 조종사 훈련, 정비 시설 구축 등 포괄적인 지원 패키지를 요청했다. 특히 수리온 헬기가 소방 임무 등 이라크 측 요구에 맞춰 일부 사양이 변경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계약 물량의 인도 시점은 2029년 3월까지다.
KUH-1 수리온은 KAI가 육군의 노후 기종인 UH-1H 및 500MD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2012년 개발한 중형 수송 헬리콥터다. KAI는 훈련기, 전투기, 헬기, 무인기, 위성 등 다양한 항공우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FA-50 경공격기는 KAI와 록히드 마틴이 공동 개발한 기종으로 이라크 공군의 노후 전투기 대체 수요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나토(NATO) 표준 무기체계 호환성과 낮은 유지비용이 장점이다. 이라크가 FA-50 도입을 최종 결정하면 한국의 중동 방산 시장 진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라크 측의 관심도 높다.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지난해 12월 초 바그다드에서 KAI 대표단을 접견하고 이라크 방공 시스템 강화 전략을 논의했다. 이라크 총리실(PMO)에 따르면 당시 알수다니 총리는 KAI와 협력해 공군 전력을 증강하고 방산 생태계를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 'K-방산' 중동 공략 가속... 협력 파트너십 강화
이번 추가 수출 협상은 이라크 안보 부문 개혁과 군경 역량 강화라는 이라크 정부 목표와도 맥을 같이 한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의 중동 시장 공략 강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미 UAE와 KF-21 보라매 공동개발 가능성을 타진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천무 다연장로켓 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라크로서는 기존 미국·러시아 중심의 무기 도입선에서 벗어나 한국을 통해 군 현대화를 꾀하는 공급망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2029년까지 단계적 공급을 목표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은 단순 장비 수출국을 넘어 이라크의 포괄적인 군사 협력 파트너로 도약할 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기존 계약된 수리온 헬기의 성공적인 운용은 한국 방산 장비 전반에 대한 이라크의 신뢰도를 높여 향후 추가 계약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