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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2분기 차입 규모 5140억 달러로 대폭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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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2분기 차입 규모 5140억 달러로 대폭 상향

당초보다 4000억 달러 이상 증가...현금 잔액 부족이 주된 요인
2021년 4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촬영된 재무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4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촬영된 재무부.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올해 2분기(4~6월) 차입 규모를 당초 전망치보다 크게 상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낮은 현금 보유량과 세금 수입 감소가 차입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차입할 총액을 5140억 달러(약 739조 원)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초기 추정치 1230억 달러보다 무려 4000억 달러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연방 부채 한도와 관련된 제약으로 인해 재무부 일반 계정의 현금 잔액을 예상만큼 높게 유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가 정부 지출과 세금 예치를 관리하는 일반 계정의 3월 말 잔액은 4060억 달러였다. 이는 재무부가 2월에 예측한 8500억 달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현금을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재무부는 통상 계획보다 적은 현금을 보유한 채 분기를 시작할 경우 차입 규모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 차입 추정치는 6월 말 일반 계정 잔액이 85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산출됐다.

◇ 시장 예상 웃돈 차입 규모, 채권시장 영향 주목


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분기 정부 차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재무부 발표는 대부분의 예측치를 웃돌았다.

도이치방크의 전략가 스티븐 젱은 5070억 달러의 차입을 예상하며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담 쿠르피엘은 3390억 달러, JP모건의 글로벌 금리 전략 책임자 제이 배리는 2550억 달러를 각각 예측했다.

재무부는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차입 규모를 5540억 달러로 예상했다. 다만 이러한 예측은 부채 한도가 적시에 상향 조정된다는 전제하에 이뤄진 것으로, 실제 차입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부채 한도가 증가하지 않으면 차입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이번 발표는 29일(현지시각) 있을 더 중요한 발표에 앞서 이뤄진 것이다. 재무부는 29일 이 차입금이 단기 국채와 장기 국채로 어떻게 나뉘어 발행될지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배분은 소비자와 기업의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 부채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큰 영향을 준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26일 4.267%로 마감해 한 주 동안 0.059%포인트 내렸다. 수익률 하락은 기존 채권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광범위한 관세 계획을 발표한 후 하락했던 채권 가격이 일부 회복된 것이다.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 예측하기 어려운 정부 정책 방향, 36조 달러(약 5경1700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 부채 감당 가능성 등이 주요 우려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9월 최저치인 3.622%에서 크게 올라 올해 들어 대체로 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4일 3.99%로 잠시 내려간 것을 제외하면 올해 내내 4%선을 웃돌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