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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공군, '소련 유산' Su-22 퇴역... 한국산 FA-50으로 전력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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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공군, '소련 유산' Su-22 퇴역... 한국산 FA-50으로 전력 현대화

"40년 노후 전투기 물러나고 첨단 한국산 전투기 도입…폴란드 방위력 강화 본격화"
폴란드 공군이 MiG-29를 대체할 첫 번째 FA-50 전투기를 도입하고 평가 중이다. 사진=폴스카 즈브로이나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공군이 MiG-29를 대체할 첫 번째 FA-50 전투기를 도입하고 평가 중이다. 사진=폴스카 즈브로이나
폴란드 공군이 냉전 시대의 상징인 옛 소련제 수호이(Sukhoi) Su-22 전투기를 올해 중 공식 퇴역시키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골든이글(Golden Eagle) 전투기로 대체한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퇴역을 앞둔 Su-22는 후계기인 FA-50과 함께 공개 비행을 하며 40년 가까운 임무의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각) 항공 전문 매체 오토누닷넷(outono.net)에 따르면, 폴란드 공군은 1989년 공산주의 체제 종식 이전에 도입된 소련제 전투기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공군이 운용 중인 소련제 기종은 미코얀-구레비치 MiG-29와 수호이 Su-22 두 종류만이 남아 있으며, 둘 다 노후화로 인해 퇴역이 임박했다. 특히 Su-22는 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인 폴스카 즈브로이나(Polska Zbrojna)는 최근 Su-22와 FA-50의 고별 비행 순간을 영상으로 공개하며 세대교체 진행 상황을 보도했다.

◇ 40년 가까이 폴란드 하늘 지킨 '소련 유산' Su-22


Su-22는 소련의 수호이 Su-17 전투기의 수출형 모델이다. Su-7의 발전형인 Su-17은 1966년 8월 2일 첫 비행을 한 소련 최초의 가변익 전투기다. 가변익은 저고도에서의 기동성과 고고도에서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Su-22의 날개는 동체에 대해 28도, 45도, 62도의 세 가지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폴란드 국방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소련은 Su-20 및 Su-22 변형을 포함해 총 2867대의 Su-17 계열기를 생산했다. 폴란드는 이 중 1980년대 초 120대의 Su-22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18대만이 운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 공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Su-22는 다른 전투기에 비해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작전 준비 태세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기본적인 전자전 시스템까지 갖춰 조종사와 지상 근무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폴란드 공군 자료에 따르면, Su-22는 폴란드 공군이 운용했던 전투기 중 가장 큰 기종으로 기록된다. 동체 길이는 19m, 날개를 완전히 펼쳤을 때의 날개폭은 13.68m에 이른다. 최고 속도는 시속 1860km, 항속 거리는 2300km, 실용 상승 한도는 1만 4200m의 성능을 갖췄다.

◇ Su-22와 미그-29 대체할 한국산 FA-50


폴란드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u-22와 미그-29의 자리를 채울 FA-50 골든이글은 2022년 6월 폴란드가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부터 48대 구매 계약을 체결한 기종이다. 계약된 48대 중 12대는 FA-50GF 변형으로 이미 폴란드에 인도돼 운용 중이다.

폴란드 공군의 미그-29 2대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디펜스 익스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공군의 미그-29 2대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디펜스 익스프레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FA-50GF는 FA-50 블록 10을 기반으로 폴란드 요구 사양에 맞춰 개발된 모델로, 링크 16(Link 16) 데이터링크와 AN/AAQ-33 스나이퍼 XR(Sniper XR) 타겟팅 포드 운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방위산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머지 36대는 성능이 향상된 FA-50PL 변형으로 도입된다. FA-50PL은 FA-50 블록 20을 기반으로 하며, 기존 모델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무장 운용 능력을 갖추고 APG-83 AESA 레이더를 탑재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FA-50PL이 2025년 11월부터 2028년 9월 사이에 폴란드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르샤바 군사대학 마렉 코즈롭스키 교수는 "FA-50은 폴란드 공군이 주력으로 운용하는 F-16 전투기와 상당수의 부품을 공유하는 경전투기로, 이는 부품 수급과 정비 면에서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FA-50은 최고 속도 시속 1852km, 항속 거리 1800km, 실용 상승 한도 1만 4630m의 성능을 발휘한다. Su-22보다 작은 기체(동체 길이 13.1m, 날개 너비 9.5m)에도 고도로 발전된 디지털 항전 시스템을 탑재하여 현대적인 작전 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폴란드 국방전략연구소의 안제이 빌스키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유럽 국가들의 방위력 강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폴란드의 한국산 전투기 도입은 나토(NATO) 동부 전선 방어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