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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선택의 기로' 중국, 러시아와 거리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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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선택의 기로' 중국, 러시아와 거리 두나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편을 들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는 처지에 몰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편을 들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는 처지에 몰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편을 드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구호품도 보내는 등 실속챙기기에 바쁘다.

글로벌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전개되는 전 세계 질서변동을 지켜보면서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G1으로 등극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약 14조 달러로 G2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을 진단하면서 아직 미국을 능가하기에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기 이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정상들이 만나 경제 협력과 굳건한 안보를 약속했다. 중국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러시아를 두둔했고 러시아 침공 관련 UN의 결의안에도 기권했다.
중국은 미국과 EU를 비롯한 자유주의 동맹의 조기 결속과 단합된 제재를 지켜보며 러시아와 권위주의 동맹을 강화할 경우 그간 노력한 글로벌 리더십 확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를 고려한 조심스런 발언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공개한 러시아로부터의 전쟁물자 지원에 대해 부정하면서도 물밑에서 우크라이나 입장이나 자유주의 동맹의 반대를 거부하고 만약 러시아를 돕는 것이 확인되면 미국은 물론 EU와의 관계는 끝장난다.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듯한 태도를 보인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대폭락을 했다. 중국 부자들의 돈 수십조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 자원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러시아에 필요한 다른 재화, 달러나 위안화 내지 생필품을 수출할 수 있다.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배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중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해줄 수도 있다.

중-러 경제가 확대되면 위안화 가치는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GDP는 1조4000억 달러, 중국은 14조 달러로 양국이 합해도 대략 16조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과 EU를 비롯한 자유주의 동맹을 다 합할 경우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달러 경제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코로나 대유행으로 도시 전역을 폐쇄하는 코로나 제로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전체 제조산업의 30%를 차지하지만 중국 내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도시들이 봉쇄되었다.

특히 중국 온라인 소매 수출업체의 50%가 위치한 선전의 경우 지난 6일 동안 봉쇄되었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수출품을 운반하는 선박들이 28.5%나 움직이지 못하고 항구에 대기 중이다. 제로 코로나의 비용이 점차 커지고 있다.

IMF는 우크라 침공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가속화, 세계 경제 악영향 가중, 장기적으로 세계질서 재편 등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주의 동맹과 대결하는 자세를 취하고 러시아를 전적으로 도울 경우 중국이 올해 달성하려고 하는 5%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 미국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손실을 감내하고 중국을 떠날 수도 있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중국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간 혜택을 누려왔지만 흔들리고 있는 세계화를 복원하는 길을 버리고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와 동맹의 길을 갈 경우 중국의 꿈은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중국의 싱크탱크 원로들은 시진핑에게 러시아와 거리를 둘 것을 조심스럽게 경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