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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에서 이익 보던 시대 끝나간다…화장품·K팝 성공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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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에서 이익 보던 시대 끝나간다…화장품·K팝 성공 배워야

한국은 급변하는 무역 질서 속에 생존 찾기 전략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해 무역 대상을 다각화해야 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 급변하는 무역 질서 속에 생존 찾기 전략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해 무역 대상을 다각화해야 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시대가 급변한다. 대립에서 화합이 아니라 화합에서 대결로 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가 찬란한 성장을 했던 세계화 시대가 아니다. 이념과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경제를 위해 뛰던 시대는 점차 저물고 있다.

세계질서 재편과 재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행사하는 미중이 점차 강도를 더 높여가며 대립하고 있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이 강대국의 싸움 한복판에 놓여 있다.

이념, 가치, 군사, 경제를 포함해 전 분야에서 상대를 누르고 위에 서려는 갈등이 증폭되는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 기존처럼 양쪽에서 실리를 도모할 기회는 줄고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는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하는 시간이 확실히 늘어날 것이다.

갈등이 더 심해져 민주 진영이 동북아 및 한반도 주변에서 중국이 거부하는 핵심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우리는 이를 거부하기가 곤란하다. 우방과 단일대오를 위해, 우리 생존과 번영을 위해 군사적, 경제적 압력을 각오해야만 한다.
여전히 우리 경제가 중국에 의존하는 바가 너무도 큰 상황이고 중국을 대체할 안정적 공급망이나 시장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과 대척점에 서는 행위는 감내해야 할 희생이 너무 클 수 있다. 이를 분산하고 극복하려면 시급히 대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5월 2일 G7 정상들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중국을 구조적 경쟁자로 지목하고 의존을 낮추기로 결의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의회 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너무 커서 국가 안보를 위한 결정을 할 때 선택 수단이 제약될 수 있는 단계라고 지적한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단행하는 것처럼 한국도 미국의 길을 따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다. 홍콩을 비롯한 중국 시장은 한국 전체 교역의 33%를 차지한다. 한국 교역의 3분의 1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자신들의 핵심 이익을 위해 우리에게 불리한 조치를 요구하면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다. 종속적이고 의존적 상황이다. 이미 사드 배치 갈등을 통해 경험한 바다.

우리는 우방국의 조언처럼 교역 상대를 다변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벌써 우리는 경제에서 중국에 이익을 보던 시대도 가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의 폭이 줄고 올해처럼 적자가 계속 증가하면 한국 경제 악영향은 불문가지다.

한국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반도체, 화장품 등을 수출하면서 중국무역에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이 분야 기술과 제조 역량이 발전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가 닥친 위기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우리에게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 조정을 말한다. 자신들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만큼 우방국들도 이를 참고하라고 말한다.

미국의 조언은 옳다. EU와 일본, 호주 등은 이미 이 노선을 따르려고 한다. 중국과의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성장잠재력이 높은 산업에서 핵심 소재에 대한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중국이 산업 고도화를 통해 국제무역에서 우리와 경쟁 품목이 늘고 있으므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집약적 산업에서 중국을 앞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기업들도 세계 무역의 변화를 감안해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수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주요 교역 상대국 중산층들은 브랜드 파워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글로벌 시대에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제품만 살아남는다. 중국의 국가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기회는 있다.

좋은 예는 화장품과 K팝이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한 때 중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기록했다. 이제 상황은 변했다. 중국 진출 화장품 기업들은 철수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 얻었던 수익이 점차 사라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장품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를 포함해 북미, 중동, 동남아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당장 중국에서 기록한 매출과 수익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맞춤형 전략을 발굴, 2030년 GDP가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을 대상으로 도전해야 한다.

2012년에서 2017년 사이에 데뷔한 3세대 K팝 아티스트의 31%(32개 그룹 중 10개 K팝 그룹)에는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대만 출신의 멤버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현재까지 4세대 집단에서 이들의 비율은 14%정도로 감소했다.

K팝은 중국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수익이 줄자 다른 출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2016년 사드로 중국 정부가 K팝을 단속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2017년 중국 시장 앨범 판매량은 해외 매출의 36.1%, 2018년 25.7%, 2019년 18.2%, 2020년 12.6%로 계속 떨어졌다.

이제 K팝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매출이 늘자 중국에 크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 탈피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제품만의 매력을 구축하고 브랜드 파워를 축적해 2030년 GDP가 현재 3조 달러에서 10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나 아시아의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중국 시장에서 상실하는 부분을 확보하는 노력을 본격 경주할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