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장에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 내정
권선주·유명순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은행장 탄생
권선주·유명순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은행장 탄생

◇ 수협은행장에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 내정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수협은행은 은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강 부대표를 차기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수협은행은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강 내정자를 임기 2년의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강 내정자의 취임은 수협은행에서 김진균 현 은행장에 이어 두 번째 내부 출신 인사라는 점과 수협은행 사상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강 내정자는 수협 내에서 유리천장을 깨온 것으로 유명하다.
1979년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수협중앙회에 입회한 강 내정자는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지역금융본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Sh수협은행 부행장, 수협중앙회 상임이사, 금융담당 부대표를 지내면서 최연소 여성부장(2005년), 최초 여성 부행장(2013년), 최초 여성 등기이사(2016년) 등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은행권 여성 리더들 성적표 어땠나?
강 내정자가 최종적으로 수협은행장으로 취임하면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은행장이 된다.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여성 은행장을 배출한 곳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은 2013년 12월 취임해 2016년 12월까지 3년 동안 은행권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서 기업은행을 이끌었다.
권 전 은행장 당시 기업은행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14년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1조320억원으로 전년(8542억원)과 비교해 20.8% 증가하면서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1조1506억원, 1조1646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을 지켰다.
다만 임기 말엔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기업은행 노조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자 했고 권 전 은행장은 노조와 상의 없이 임시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컸다. 노조는 2016년 6월 권 전 은행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기도 했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금융권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기는 하지만,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유리천장을 깼다고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은행권은 4년 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에서 민간은행 최초 여성 은행장을 맞는다. 그는 유명순 현 한국씨티은행장이다.
지난 2020년 8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임기를 2개월 남기고 물러나면서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던 유명순 은행장은 지난 2020년 10월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3년 임기의 새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모기업인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비자금융 철수 전략에 맞춰 출구전략을 무난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매금융을 과감히 포기하고 기업금융에 집중하면서 경영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58.1% 증가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공고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 대형 시중은행에서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기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은 9.01%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체 임원 122명 중 임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여성은 단 11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3~4년 주기로 여성 은행장이 배출됐지만 아직 여성의 승진이나 기회 측면에서 금융권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들어 은행들이 여성 리더들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멘토링을 지원하는 등 여성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