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여야 협치'와 관련된 질문에 "이판에 협치가 어딨나"라고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장이 본회의 일정을 연기한 것'을 두고는 "일방 예산 해놓으면 후유증이 얼마나 많냐. 말이 안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목요일(15일) 오후 2시로 예산안 처리의 시한이 정해진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정부안이든 수정안이든 제출된 것을 갖고 김 의장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말씀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예산안이 국민께 약속드린 시한에 처리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야가 합의해서 조금 더 충실한 예산안을 만들어야만 현재의 어려운 민생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 15일까지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시한을 조금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15일까지 여야가 합의안을 처리 못하면 내년도 준비하려면 시행령을 고쳐야 하고 예산 집행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15일은 처리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합의 안 되면 그날 현재 국회에 상정된 정부안 또는 다른 수정안이 있으면 수정안을 갖고 표결하도록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예산안에 관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두고 입장 차가 크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고 주장했다가 국회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여 3년 유예·23~24%까지 물러섰지다. 하지만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과세표준 2억~5억원 중소·중견기업 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하향하자는 주장으로 맞받아쳤다.
법인세 외에도 △종합부동산세 △금융투자소득세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법무부 인사검증단 예산 △용산공원 개방 관련 예산 △분양·임대주택 예산 △지역화폐 등에 대해서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이 오는 11일 감액을 중심으로 한 자체 수정안을 발의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