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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에 진심…각종 규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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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에 진심…각종 규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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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이 뒤처진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보조금 지급, 글로벌 기업 유치, 각종 규제 완화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 완화, 생성형 AI 붐을 자국 반도체 생태계에 활용하기 위해 마이크론에 보조금 지원, TSMC 구마모토 공장 조기 가동 지원 등 반도체 산업 부흥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시설에 입지 규제 완화


일본은 반도체 시설이 입지를 확보해 원활한 투자가 진행되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TSMC가 구마모토에 진출하면서 주변의 자치체에서 토지규제의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과거 규슈경제연합회도 기업이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진출을 포기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국가나 현의 권한으로 농지를 신속하게 산업 용지로 전용할 수 있는 규제 완화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전국의 분양 가능한 산업용 토지 면적이 2022년 시점에서 약 1만 헥타르로 2011년의 3분의 2 정도로 줄었다. 반도체 등 미래의 산업을 유치하려면 신규 토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일본은 12월에 반도체 등 중요물자 생산공장 유치를 위한 토지규제를 완화한다. 농지나 삼림 등 개발에 제한이 있는 구역에서도 지자체가 건설을 허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대형공업용지의 부족에 대응하고, 세제나 예산 지원과 함께 규제 개혁으로 투자 촉진을 독려하려 한다.

반도체 외 배터리, 바이오 관련 분야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시다 총리가 민간기업과 각료를 모아 총리 관저에서 원활한 토지이용을 위한 규제 개혁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고 10월 말에 투자의 촉진책으로서 발표할 예정이다.

토지를 확보하는데 용도 지정을 변경하는 절차 등 농지의 경우는, 통상 1년 걸리는 수속을 4개월 정도로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이크론과 일본 현지에서 HBM 생산


일본 정부는 생성형 AI 붐을 감안해 마이크론이 일본에서 이를 생산하도록 약 13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히로시마현 동히로시마시에 있는 DRAM을 생산공장에 향후 몇 년간 최대 20.5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일본의 보조금과 마이크론의 총투자 합계액은 33.5억 달러다.

이 공장에서 최첨단 미세화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 외에 고속·대용량 데이터 처리용 메모리의 연구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최첨단 반도체 노광기술인 극단 자외선(EUV) 제조 장치를 2025년 일본에 도입할 계획이며, 2026년경부터 AI 데이터센터용으로 사용하는 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HBM(광역대 메모리) 등 차세대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보급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HBM 수요가 늘고 있어 히로시마현의 거점에서 구세대 제품의 제조 라인을 HBM의 양산으로 돌리게 된다. EUV를 사용해 신형 HBM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TSMC, 정상 가동 위해 적극 지원


일본은 미국이나 독일과 달리 구마모토에 건설 중인 TSMC 팹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계획대로 2024년 말까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반면, 애리조나 팹과 독일에 건설할 팹은 비용, 노동 및 규제 요인으로 진행 차질을 겪고 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일본이 미국이나 독일보다 더 나은 칩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정부의 지원이 더 신속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TSMC가 빠르게 작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간소화했다.

일본은 이미 TSMC 팹 프로젝트에 35억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할당했지만, 미국은 아직 자금을 배정하지 않았다.

구마모토 프로젝트는 2021년 10월 발표됐고, 2022년 착공해 내년 양산이 예상된다. 애리조나 시설에 대한 계획은 2020년 중반에 공개되었고, 이듬해 건설이 시작되었지만 원래 2024년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대량 생산은 2025년으로 연기되었다.

10월부터 일본의 새로운 칩 공장에 장비 설치를 시작한다. TSMC는 남서부 구마모토 현장에 수백 명의 지원 직원을 파견했으며, TSMC 공급업체에서 수백 명의 지원 직원이 곧 합류할 예정이다. 생산 장비 설치가 내년 1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며, 2024년부터 가동된다.

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할 일본 근로자들도 이미 대만으로 이동해 TSMC에서 반도체 관련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한편, 일본은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2022년 11월에 “반도체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간 마이크론에 약 13억 달러, TSMC에 35억 달러, 라피더스에 4.6억 달러 등 총 52.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