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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 비노조 자동차 전체 노조화 전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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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 비노조 자동차 전체 노조화 전략 공개

2023년 10월 25일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 미시간 조립 공장 밖에 파업 중인 유나이티드 자동차 노동자 표지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0월 25일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 미시간 조립 공장 밖에 파업 중인 유나이티드 자동차 노동자 표지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디트로이트 3개 자동차 제조사(포트, GM, 스텔란티스)와 신규 계약을 체결한 후 미국 내 비노조 자동차 부문 전체를 노조화하려는 공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디트로이트에 본부를 둔 UAW는 테슬라,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 리비안, 닛산,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13개 비노조 자동차 제조사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도록 전국적으로 동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국 조립 공장에서 약 15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UAW가 최근 새로운 노동 협약을 체결한 디트로이트 3개 제조 기업의 직원 수와 거의 같은 규모라고 노조는 밝혔다.

UAW의 숀 페인 회장은 “노조 혜택 없이 일하는 모든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이제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돈이 있다. 지금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 노동자들이 임대료를 어떻게 낼지, 가족을 어떻게 부양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하며 노조가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UAW는 GM, 포드, 스텔란티스와 맺은 계약에서 2028년까지 기본임금 25% 인상, 최고 급여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8년에서 3년으로 단축, 임시 직원의 급여를 150% 인상하고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을 얻어냈다.

UAW는 조직화 전략을 자세히 설명했다. 노조는 비노조 공장 근로자 30%가 가입을 희망하는 카드에 서명하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자의 50%가 가입을 원하면 UAW는 집회를 열어 이러한 노력을 홍보할 계획이다. 70%가 가입하고 조직위원회가 있으면 UAW는 인정을 구하거나 노조 대표 투표를 요구할 계획이다.
정치적 배경도 유리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현재 2024년 유력한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노조화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UAW의 노력에 대해) 나는 노조 아이디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만약 테슬라가 노조를 결성한다면 그것은 그럴 자격이 있고 어떤 면에서는 회사가 노동자 문제에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UAW는 테슬라가 비노조의 노조화의 중요한 지점이라고 본다. 테슬라가 노조화 가능성을 위해 임금을 인상하는 등 저항할 것으로 본다. 시도해 볼 것이지만, 테슬라 노조화는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테슬라는 미국에서 생산량이 2배 이상 늘고 판매가 호황이지만, 노동자들이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판이 있으므로 테슬라 조지타운 조립 단지에서 노조화 집중에 나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테슬라만 노조화한다면 비 노조의 노조화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계산한다.

또한, UAW는 켄터키주 토요타 조지타운 조립 단지를 가장 강력한 캠페인 대상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 공장에는 7800명의 근로자가 캠리, RAV4 및 렉서스 ES를 생산하고 있다.

UAW는 토요타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이며, 노동조합에 대한 반감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외 UAW가 목표로 삼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혼다, 스바루, 마즈다, 누시드, 볼보 등이 있다.

혼다는 미국 공장의 노동조합 대표성에 대해 냉담했다.

혼다는 “외부인이 우리 직원들의 뛰어난 고용 경험을 향상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며, 그들이 미국 혼다 제조 직원들이 달성한 뛰어난 성공 기록과 고용 안정성을 향상시키지도 않을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스바루 대변인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동료들을 위해 올바른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보여줬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순화해서 발표했다.

토요타, 리비안, 폭스바겐 관계자들은 논평을 거부했으며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입장을 밝히기를 꺼렸다.

UAW의 비노조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노조화 노력은 노조가 6주간의 파업 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세 곳 모두와 동시에 협상했던 디트로이트 3사에 취한 접근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한편, 여러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UAW의 디트로이트 3사 파업에 자극받고, 전반적인 자동차 제조 부문의 노동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인력 확보 차원에서 상당한 급여 및 기타 보상 개선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UAW의 노조화에 부정적 입장이다.

UAW는 수십 년 동안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운영하는 자동차 공장을 조직하려고 했지만, 그간 실패했다.

자동화의 증가와 노동력의 감소로 UAW는 외국 기반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노조를 조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세계화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해외로 이전됨에 따라, UAW는 조직할 노동자의 수가 줄어들었다.

또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세금 혜택, 낮은 임금과 토지 비용, 그리고 노조에 대한 반감이 있는 남부 지역으로 제조 시설을 이전함으로써 UAW의 조직화 노력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 UAW는 정치적 환경 변화와 디트로이트 3개사와 협상에서 승리를 기반으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노조를 조직하는 데 다시 나선 것이다.

UAW의 노조화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UAW가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미국 자동차 산업의 노동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UAW의 노조화 시도가 성공할지는 몇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첫째, 노동자들의 노조에 대한 지지 여부, 둘째,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 반발 여부, 셋째, 미국 정부의 정책 등이다. 크게 이 세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면서 노조화 여부가 진행될 수 있다.

UAW의 노조화 시도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노동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미국에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