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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전력 부족 초래...글로벌 협력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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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전력 부족 초래...글로벌 협력으로 해결해야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 급증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 급증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인터넷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비롯 전 세계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환경 문제와 전력 부족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이를 원활하게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전력 공급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에너지기구(IEA)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2026년까지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AI 및 암호화폐 부문의 전력 소모량을 모두 합친 것으로, 이는 독일의 전체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혔다.

미국 매체 비스노우도 지난해 10월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이 향후 6년 이내에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AI가 데이터센터 산업의 에너지 수요 증대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업이나 기관이 자체적으로 구축 및 운영하는 것과 글로벌 기술 대기업(빅테크)이 다양한 고객에게 클라우드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로 구축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크게 나뉜다.

시너지 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기업 및 기관의 자체 데이터센터는 약 850만 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는 약 659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현재는 그 숫자가 더욱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한국전력공사의 ‘전국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현황’에 따르면 2023년 4월 말 기준 총 147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건립을 추진 중인 곳이 총 110곳이다.

이러한 데이터센터 중에서도 'AI 데이터센터'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데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AI 모델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방대한 병렬 연산 작업에 특화된 그래픽 처리 장치(GPU) 같은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이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22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미국 전체 소비량(약 130TWh)의 2.5%를 차지했으며, 2030년까지 3배 늘어나 7.5%(약 390 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미국의 전력망이 급격한 전력 소비 증가에 대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미국 전력망의 설비용량은 2022년 기준 약 1000GW로,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1.5배에 해당한다. 다만, 이 설비용량은 주로 화석연료 발전에 의존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친환경 전력망 실현을 늦추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로 이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 정부는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6월, 미국 상원은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기준을 마련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전력 효율 개선 법안을 통과했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전력망 인프라 확충을 위해 약 2조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전력망 전압을 높이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가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관련 인프라 확충에는 상단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 증가에 대응하려면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전력망 인프라 확충, 데이터센터의 운영 방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현재, 이를 위한 연구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제고 기술 △에너지 사용 감축 기술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를 실용화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그만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에너지 전환과 전력수요, 온실가스 배출 문제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친환경 청정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세계 각국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과 투자, 연구·개발이 계속되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