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지지율 변화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큰 변화를 겪어왔다. 이런 변화는 연령대별로 다른 이데올로기적 성향, 경제적 상황, 그리고 정치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스타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유권자로 등록한 사람의 비율을 볼 때, 18세에서 24세는 49.1%, 25세에서 34세는 62.7%였다. 반면에 65세에서 74세는 77.9%, 75세 이상은 76.6%가 등록했다. 이는 젊은 층의 유권자 등록, 즉 실제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을 이루는 젋은 층 투표율이 2024년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최근 조사 결과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젊은 층은 바이든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고령층은 트럼프를 더 선호한다. 문제는 고령층의 트럼프 선호는 큰 변화가 없지만, 젊은 층의 바이든 선호가 2020년 대선 당시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과 고령층의 투표 성향 차이를 설명하는 두 가지 주요 요인이 있는 데, 첫 번째는 이념적 성향 차이이다. 젊은 층은 일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가진 반면, 고령층은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 두 번째는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다. 젊은 층은 경제적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있으며, 기존의 정치에 불만이 높다. 반면, 고령층은 경제적 안정을 더 많이 누리고 있으며, 기존 정치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현재 미국 젊은 층 일부는 고물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바이든 선호도가 줄어들고, 비판적 입장을 보인다. 일부 여론조사 수치에서는 트럼프가 앞서는 경우도 있다.
악시오스와 제너레이션랩이 18~34세 유권자 대상으로 2023년 2월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2%의 지지를 획득해 48%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이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이 트럼프 보다 약 20% 포인트 앞선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2023년 12월 여론조사에서 젊은이들의 49%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43%만이 바이든을 선호했다.
바이든은 심지어 민주당원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가을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민주당원 중 62%만이 2024년에 바이든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대개의 경우 70%를 훌쩍 넘었던 과거와 상당히 달라진 양상을 말한다.
많은 민주당원들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들이 2024년 총선을 보이콧하거나, 제3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 유권자 중 약 51%가 민주당원이다.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유권자의 35%보다 높다. 2020년에 이 연령대의 젊은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약 17%를 차지했다.
박빙의 승부에서 바이든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표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주당에서는 경제 효과, 다양한 정책 입장 또는 트럼프의 규범 위반 행동 등에 대한 정보가 제공했을 때, 55세 이상이고 민주당원으로 확인된 유권자 가운데 바이든에 대한 지지가 73%에서 약 90%로 증가한 사실에 주목하고 젊은 층에 대해서도 같은 홍보전략을 구사하려고 한다.
젊은 층 이탈에 긴장한 바이든은 젊은 민주당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대장정에 나섰으며,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주로 사용하는 만큼, 티톡 이슈에 보다 열린 입장을 보이고, 소셜미디어로 학자금 융자 등 바이든 경제 정책 홍보를 하고 있다. 젊은층의 기호를 고려한 경제 정책, 일자리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전쟁, 불법 이민, 의료, 환경 문제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정책도 젊은 층 기호에 맞춰 제시하려고 한다.
2024년 3월 발표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YouGov) 여론조사는 이런 노력의 결과로 바이든에 고무적인 소식을 전했다. 18세에서 29세 사이 유권자의 55%가 바이든에 호의적인 견해를 보인 반면, 40%만 트럼프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이에 반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바이든 지지를 철회한 젊은 층 흡수를 위해 트럼프 재임 당시의 경제적 성과와 트럼프의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강조하고 있으며, 에너지 비용 절감을 중요한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기득권 개혁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의 변화 기대 심리를 자극하며, 트럼프가 미국 기득권 정치를 개혁할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진다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의 바이든 선호도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민주당 지지 성향의 젊은 층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11월 대선 결과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5% 부족한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과대광고를 믿지 마세요”라는 바이든의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부드럽게 속삭이지만, 바이든의 주장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그의 여론조사는 아직 트럼프를 압도하지 못하지만, 상승세를 보인다.
바이든은 고령과 온화한 성격으로 트럼프처럼 열렬한 지지자는 거의 없지만,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에 성공하고 있다. 트럼프가 열렬한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동안, 다른 지지자들은 그의 식상한 주장, 과격한 발언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는 이제 고령의 바이든이 좋아서가 아니라 ‘트럼프를 멈출’ 후보라는 차원에서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뒤지던 여론조사 수치 흐름이 올 3월 이후 양당의 후보가 사실상 확정되고, 바이든이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아주 미세하지만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가 당선하더라도 초박빙의 승부가 될 이번 대선을 앞두고, 현재 미국의 정치가 정당, 언론 등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격렬한 의견 대립 속에 젊은 층과 고령층의 표심은 승부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