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공세‧日 연합전선, 현대차 '합종연횡'으로 돌파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의 연합 전선이 형성되면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과의 전기차 관련 기술·충전 인프라 강화를 위한 합종연횡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전기차에 사활을 걸어온 현대차그룹과 국내 전장·배터리 업체들은 고성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만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전기차의 추격을 제친다는 구상이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연합전선도 압도적인 기술력과 국내 전장업체들과의 합종연횡으로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일본 2위 자동차 기업 혼다(419만 대)와 4위 닛산(337만 대)이 손을 잡고 전기차, 소프트웨어(SW) 등 미래차 핵심 기술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기술력의 혼다와 전기차 태동기를 이끈 닛산의 연합 소식은 완성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각자도생의 일본 기업이 협업을 선언한 만큼 새로운 방식의 전기차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기술력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일본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제어기술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분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신규 기업들이 쉽게 추격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삼성전자, SK온 등의 기업들과 함께 전기차 기술력과 부품 공급망, 충전 인프라 구축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주춤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현대차로서는 고민거리다. 판매량 확보가 필요한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서다. 중국의 모델 대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은 두 배가량을 더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한 만큼 시장 저변 확대를 기대하긴 힘들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급형 모델을 통해 중국산 저가 모델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 기업의 합종연횡은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배터리 기업과 전장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 만큼 방어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으로 SDV 전환을 준비해온 만큼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이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전기차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와의 협업에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왔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일본이 새로운 각오로 전기차 주도권 확보에 나섰지만 순식간에 추격하기는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