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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에 대비한 움직임들 : 경제안보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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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에 대비한 움직임들 : 경제안보에 초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앞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앞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 대해 아슬아슬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각국은 트럼프 당선을 대비해 각종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당선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을 지난 연말부터 이미 시작한 상황이다. 중국 역시 이해득실을 따지며 실익 노선을 찾고 있고, 미국과 이민 등 직간접적으로 각종 이슈에 얽혀 있는 국가들도 충격 완화를 위해 독자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EU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대비해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EU는 트럼프가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에 반대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유럽에도 이와 유사한 정책을 구사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미국 정치 변화로 유럽이 “죽을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독일 경제에도 트럼프 당선은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 독일은 미국에서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더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하는 국면에 놓일 수 있다.

이에, EU를 대표하는 프랑스, 독일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비해 독자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무역의 다양화다. 중국이나 미국 외 이를 대체할 시장으로 중동, 남미, 인도와 아시아 등에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나토나 EU 회원국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해 우크라이나 전쟁 원조를 중단할 경우, 유럽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자체 안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원조와 나토 방어에서 미국 역할을 축소하면,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역할을 나토 회원국이 더 많이 수행해야 한다. 이에,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EU산 방위 산업 제품 구매를 우선시하며, 고위 군인 양성을 위한 유럽 사관학교 설립을 제안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은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획기적인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으며, 프랑스도 2024년 GDP 2% 목표 달성을 재확인했다. 폴란드는 침략 위협에 대비해 국방비를 GDP 3%까지 늘릴 것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EU 국가들은 미국이나 비EU 국가에서 수입하는 방위 산업 제품 구매를 가급적 줄여 일자리 창출과 방위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고위 군인을 양성하기 위한 유럽 사관학교 설립을 제안하고, 유럽 국가 간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방위 능력을 향상하는 제안까지 하고 있다.

그는 국경 안보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과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 자원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러시아를 완전 적으로 돌아서면 안 된다는 견해를 보인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 중국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중국 견제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에 닥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중국은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60%까지 인상하겠다고 발언하고 있어 중국 성장 전략에 큰 장애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재개하고,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고 있어, 중국의 성장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와 보복관세 부과 등을 고려하고 있다. 상호 관세 보복은 물가인상 등 서로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관세 외에도 트럼프는 수출 통제와 투자 심사 측면에서 보다 공격적 정책을 채택할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의 수출과 외국인 투자에 매우 해로울 것이다.

다만,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바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13개 지역 국가와의 프레임워크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균형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트럼프가 이 협정을 파기할 경우, 미국과 이 지역 국가들의 파트너십에 마찰은 물론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의 안보 지형도 약화될 것이다.

대만의 통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미국의 개입이 지금보다 줄면, 중국의 의지를 더 쉽게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동안 주 방위군을 사용하여 전국적으로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하는 한편, 만약 주 방위군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면, 군대를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민간인에 대한 군대 사용을 금지하는 “포세 코미타투스 법(Posse Comitatus Act)”을 무효화할 것이냐는 논란에 대해 서류 미비 이민자들은 민간인이 아니며, 미국에 합법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일축했으며, 미국에 불법 이민자 수용소 건설도 언급했다.

이에 남미 등 미국으로 이민을 많이 가는 국가에서는 향후 주권이나 인권 침해 등의 시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여 이민자들에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려는 노력 외 이민자 지원 프로그램 강화, 이민 정책 개선, 이민자들의 권리 보호 등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면, 멕시코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미국과 협력하여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동시에 미국에서 추방되는 자국민 인권 보호와 삶의 안정을 위해 미국에 대하여 경제 지원 확대, 이민 규제 완화, 추방 절차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타 중남미 국가들도 멕시코와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과테말라는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추방되는 자국민들의 처우 개선을 강조하는 반면, 온두라스는 미국에 대해 경제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들 국가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 사이의 갈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양한 대응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 회사와 신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등 또 다른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본은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 로비 회사 ‘발라드 파트너스’와 계약을 맺은데 이어, 아소 다로 전 총리가 4월 23일 뉴욕 트럼프 타워까지 찾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캐머론 영국 외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만찬을 갖고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독일도 친트럼프 성향 의원 및 공화당 주지사들과 접촉하며 독일이 미국의 경제에 큰 투자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은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면서, 자국의 안보나 국익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안보나 경제에서 미국에 대한 상호의존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른 국가들의 행위를 면밀하게 따져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