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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거대 기술 기업들의 차세대 투자처로 빠르게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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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거대 기술 기업들의 차세대 투자처로 빠르게 부상

미중갈등, 젊은 인재, 성장하는 소비 시장 덕택에 글로벌 FDI의 절반 유치



동남아로 투자 확대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동남아로 투자 확대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진=로이터

세계화 이후 오랫동안 기술 배후지로 여겨졌던 동남아가 글로벌 업계의 각종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및 엔비디아 CEO는 지난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에 이르기까지 지역을 방문하여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고, 아마존도 싱가포르 시내에서 9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11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가 보도했다.

2023년 7월 발표된 UNCTAD의 세계 투자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22년 6,620억 달러로 전 세계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 5년 동안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모든 주요 지역 경제 그룹에서 FDI 흐름은 41% 증가한 2,2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동남아 최대 수혜국인 싱가포르는 8% 증가한 1,410억 달러, 말레이시아는 39% 증가한 170억 달러로 두 나라 모두 신기록을 세웠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FDI는 각각 14%, 4% 증가한 180억 달러와 2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십 년 동안 중국과 일본 배후지에 머물렀던 약 6억 7,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 지역은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후 그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글로벌 기업의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에 따라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기술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동남아 젊은 인구가 비디오 스트리밍, 온라인 쇼핑, 생성형 AI를 수용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경우만 해도 세계 최대 기업들이 향후 몇 년 동안 최대 6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서방의 투자를 환영해왔던 이 지역은 미중 갈등 고조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시장 친화적인 제도, 빠르게 성장하는 인력시장, 소득 증가등을 엿보고 새로운 투자처로 삼기 시작했다.

AI의 출현은 이런 투자를 더 부추기고 있다. 기술 리더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구하고 이 지역의 미래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들은 중국,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긴장에 대체로 중립적이기 때문에, AI 기반 프로젝트 및 기타 분야에 투자에 안정적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 지역의 가치는 더 매력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지역의 젊은 인력 증가는 기업의 글로벌 운영을 지원하는 인재 중심지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되고 있다. 동남아 정부가 교육과 인프라 개선을 추진함에 따라 제조 및 데이터센터에서 연구 및 설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위한 매력적인 기반이 되고 있다.

동남아는 또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과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상당한 시장이 되었다. 싱가포르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2030년까지 동남아의 약 65%가 중산층이 될 것이며 구매력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테마섹 홀딩스 및 베인 등도 이 지역 인터넷 기반 서비스 시장이 6,0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리콘 밸리의 매출 둔화와 달리 동남아는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구가 많아 AI 기술의 수요도 높다는 차원에서 AI 기술 발전과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커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AI 채택 가속화는 2030년까지 이 지역 경제에 약 1조 달러를 추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 회사 및 고객 간에 이동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데이터에 따르면, 동남아와 북아시아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8년까지 매년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연간 14%와 비교해 약 두 배에 달한다. 이는 2028년까지 동남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미국 데이터센터 수익원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