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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동력 부족 '비상'...임금 인상·외국인 유치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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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동력 부족 '비상'...임금 인상·외국인 유치 '총력'

중소기업과 지방의 임금 인상 초래, 해외 인력 확보도 경쟁 유발 예상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노동시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노동시장. 사진=로이터
일본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약 64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체 일자리에 비해 약 0.5% 정도 부족한 수치로 구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 인상의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대기업도 구인난을 겪는 가운데 중소기업도 인력난은 극심하다. 이에 중소기업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역대급으로 급여 인상을 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생활의 편리성 때문에 도시로 몰리면서 지방이나 농촌 지역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여, 해당 지역 중소기업 임금 인상 경쟁도 촉발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가 보도했다.

일본 중소 제조업체 근로자들은 올해 평균 4.12%의 임금 인상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의 5%를 거의 따라잡는 것으로, 과거 상호 임금 격차를 크게 좁힌 것인데, 인력난 때문에 대기업의 임금 상승 확산이 중소기업까지 확산된 때문이다.
일본금속기계제조업협회(JAM)은 2024년 봄에 노조원 300명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한 노사협상 결과, 급여가 4.1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0.64%포인트 오른 것으로, 평균 인상액은 월 7,270엔(약 48달러)이며 작년 인상한 금액보다 약 40% 더 많이 오른 것이다.
대기업이 5% 오른 데 비해 중소기업이 역대급으로 올랐어도 4.12%에 그친 것은 중소기업은 더 올려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며, 이 정도의 인상도 구인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JAM을 포함한 제조업 노동 단체로 구성된 일본금속노조협의회(JCM) 조사에 응답한 1,227개 노조 중 87.8%인 1,077개 노조에서 임금이 올랐다.

인력난을 겪는 지방 중소기업들도 대도시 기업들보다 더 많이 급여를 올려주고 있다. 일본에서 지방과 도시 간의 임금 격차는 매우 커서, 지방 기업들은 직원들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월급을 많이 올려줘서라도 직원들을 구하려고 한다.

예들 들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미야자키현 중소기업 임금 인상은 13.2% 상승했다. 그러나, 과거 급여 수준이 낮아 높은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 임금 수준보다는 낮다.

미야자키현의 2023년 구직자 대비 구직 비율은 구직자 1명당 1.14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1.14로, 일자리가 구직자 수보다 많아 기업들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율은 5년 전보다 0.18 증가했으며, 이는 미야자키현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가운데, 2024년 4월부터 과로사 방지를 위해 시행되는 새로운 초과 근무 규정으로 인해, 트럭 운전사, 건설 인력 등 그간 법정 근무시간 규제 예외를 적용받았던 분야에 초과 근무 시간제한을 두는 규제가 시행되었다.

이는 현재 물류 및 건설 부문에서 인력 부족 심화를 초래하고 있다. 물류 및 건설 부문은 기존에도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초과 근무 제한으로 인해 기존 인력으로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배송 지연, 공사 기간 연장, 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 할 수 있다. 이는 물류비용과 건설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지방이나 중소기업들은 이로 인해 인력 확보 및 임금 인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인력난과 계속되는 임금 상승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자동화, 디지털 전환, 해외 인력 채용 등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도 뿌리경제인 지방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임금 인상 지원금 지급, 생산성 향상 지원, 물류 및 건설 부문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 지원 등에 나서는 한편, 특정 기능 비자 제도 등으로 외국인 인력 유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부터 5년 동안 “특정 숙련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에 따른 입국 한도를 820,000명으로 늘렸다. 이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허용한 인력 상한선의 2.4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해외 인력 유치 확대는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대만과 한국의 해외 인력 유치와 경쟁을 촉발할 개연성도 있어, 앞으로 이들 인력의 급여가 더 올라가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일본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지역 경제의 임금 상승을 촉발하고,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 증가와 물가 상승 가능성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 유치 확대는 대만이나 한국 등과의 인력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는 원이 될 수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