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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매콤한” 맛, 미국에서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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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매콤한” 맛, 미국에서도 열풍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19% 추정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소비자의 입맛이 급변하고 있다.
칩, 팝콘, 햄버거부터 아이스크림, 냉동 피자, 주류, 스타벅스 음료, 코카콜라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가 “달콤 매콤한” 맛 또는 매운맛 제품을 더 많이 생산, 판매하고 있다.

CNN은 3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제 매운맛이 식음료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그리고 가장 젊은 집단인 알파 세대가 포함되지만, 이들의 주도가 이제는 대부분의 연령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2년 미국 핫소스 시장 규모는 약 9억 6,308만 달러 규모에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7.19%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달콤한 맛과 톡 쏘는 탄산이 특징인 코카콜라도 최근 선보이는 새로운 맛에 매콤한 맛을 더했다.

코카콜라는 지난 2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맛을 선보였다. 선택한 맛은 소비자 입맛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달콤 매콤한” 맛을 담고 있다.

스타벅스도 지난 4월에 젊은 층을 겨냥해 매운맛을 첨가한 새로운 음료를 출시했다. 달콤함과 매운맛을 함께 즐기는 “스위시” 트렌드에 맞춰서 ‘스파이시 드래곤프루트’, ‘스파이시 파인애플’, ‘스파이시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를 선보였고, 칠리 페퍼를 넣은 ‘핫 허니’ 음료도 출시했다.

이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시장조사업체 들은 매운맛 제품의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매운맛을 더한 다양한 음료와 음식들이 더 많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업인 서카나에 따르면, 매운맛이 포함된 식음료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서카나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과감하고 전위적인 풍미를 갈구하는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층이 2019년보다 7% 포인트나 증가한 11%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18세에서 34세 사이에서도 두드러져, 4.7% 포인트 증가한 11%가 대담하고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식도락을 주도하는 젊은 층의 음식 기호와 소비가 변하면서 더 대담한 맛 실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젊은 세대인 Z세대와 알파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게 매운 조미료는 마요네즈나 케첩만큼이나 일반적인 조미료로 인식된다.

트렌드 예측 및 분석회사인 WGSN은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이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인 점을 이류로 제시한다. 최근에 이런 다양성이 더 확대되면서 다양한 나라의 식재료와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미국인 입맛에도 영향을 미쳐, 매운맛처럼 이전에 익숙하지 않았던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세계화 이후 문화적으로 더 다양한 음악, 엔터테인먼트, 게임, 음식이 표준이 됐고, 이는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K드라마와 K팝 부상도 매운맛 유행에 큰 몫을 했다. 이들 엔터테인먼트의 팬들은 드라마와 음악을 통해 한국의 맛도 맛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매운 고추장이 부상하고, 요리에서 스낵, 음료 및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추종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식품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라면, 고추장, 김치 등 매운맛 제품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미국 내 한인 마트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한국 식품 코너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한국 식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등의 기업들의 2024년 예상 미국 매출액은 각각 2조7300억 원, 3000억원, 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들 3사의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각각 12.1%, 12.7%, 8.5%로 지난 3년간 26.2%, 11.2%, 10.3%씩 증가해 전사 매출 성장률을 상회할 정도이다.

매운맛 제품 판매의 경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미국에서 큰 인기다. 이 식품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80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미국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져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중국계나 히스패닉 외에도 이제 백인도 많이 먹는다고 알려진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또한, 코로나 기간 동안 여행을 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보면서 이국적인 요리를 경험해보고자 한 측면도 매운맛 유행의 한 원인으로 본다.

최근 베트남,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 요리에 관심이 높아지며 그 지방의 고유한 각종 향신료 사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네슬레를 비롯한 주요 식품회사들이 매운맛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매운맛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젊은 층 중심의 다양성에 대한 개방적 태도,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 등이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면서, 매운맛 식품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으며, 식품업계도 이런 변화를 반영해 관련 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