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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할리우드 스타들, 공개 지지 ‘주저’로 바이든 표 결집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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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할리우드 스타들, 공개 지지 ‘주저’로 바이든 표 결집 차질

미국 대선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되는 전 세계적인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대선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되는 전 세계적인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로이터
11월 대선이 가시권으로 다가서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의 정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략 가운데 하나인 유명인들을 활용한 유권자 확보 전략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할리우드 내부의 바이든 지지를 둘러싼 극심한 견해 차이로 상당한 진통을 겪으면서 차질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로버트 드니로 등 일부 스타는 바이든을 공개 지지했지만, 대부분의 스타들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입장 표명을 망설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대선에 활용해 표를 모으려 한 바이든 선거 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머라이어 캐리는 작년 12월 어린 두 자녀와 함께 백악관을 방문해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캐리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가자지구의 고통을 외면하는 인사라는 비난으로 가득 찬 댓글 공격을 받았다. 이는 다른 유명인사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
역대 선거에서 유명인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2008년 대선에서는 조지 클루니, 비욘세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역할을 했었다. 바이든 역시 2020년 대선에서 진보적 성향과 이들과의 친분으로 다수의 유명 배우와 가수들로부터 공개 지지와 캠프에 적지 않은 기부금을 받아 당선에 큰 도움을 얻었다.

예를 들면, 최고의 인기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0년 10월에 인권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지지 등 정책에 동의하며, 바이든 지지를 공식 선언했으며, 3만6000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젊은 층 투표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뉴스위크는 최근 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스위프트가 유권자 16~22%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스위프트의 말과 행동은 미국의 MZ세대에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스위프트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 주 중 한 곳으로 그녀의 공개 지지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까지 스위프트는 바이든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제니퍼 로페즈가 트럼프 이민정책 등에 반대하고 인종평등을 지지하며, 2020년에는 바이든 지지와 바이든 승리펀드에 6만1000달러 기부한 바 있다.

팝 가수 레이디 가가도 2020년 11월 선거 직전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참여해 바이든을 지지하고, 바이든 승리펀드에 3만5000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바이든은 초박빙의 이번 대선에서 젊은 층 지지가 예전만 못하자 주요 전략으로 Z세대(18-23세)와 밀레니얼 세대(24-39세)에 인기 있는 젊은 유명인들의 입소문을 적극 활용하려고 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젊은 층은 약 8600만 명으로, 당시 전체 유권자 약 2억 3800만 명의 36%를 차지했다. 이번 대선에는 이 비율이 조금 더 늘어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둘러싸고 각각을 지지하는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바이든의 대선 전략에 차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친팔레스타인 스타들은 바이든의 대응을 비판하며 반기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유명인사들의 적극적인 바이든 정부 지지로 인해, 할리우드 내에서 친이스라엘 진영과 친팔레스타인 진영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아랍계는 바이든을 친이스라엘로 여겨 이탈하고, 유대인들은 바이든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실망해 지지를 철회해, 할리우드 내에서 바이든 지지가 흩어지고, 내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 표심에 영향을 주는 유명인들이 메시지를 직접 내놓지 않으면, 젊은 층을 흡수하려는 바이든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바이든 지지를 철회한 젊은 층을 회복하는 데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