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최근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지만, 월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여전히 비중을 두면서 그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는 거의 동률을 이루고 있어, 지금으로서는 누가 유리하다고 확언하기 힘든 구도다.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의 첫 번째 임기 동안 S&P500 지수가 68%나 상승한 데 이어, 올해 그의 당선 가능성이 나오자 S&P500 지수가 9%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가 감세와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시장이 해석한다는 의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가가 사상 최고점을 넘고 있어, 대선 이후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트럼프 당선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 재선되면 ‘친성장, 반인플레이션’ 정책을 펼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후보의 높은 인플레이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캠프는 자신들의 정책으로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신속히 낮추고, 금리와 장기 부채 수준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등 금융 규제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준수해야 하는 규제 요건 축소 조치로 이어져, 소형기업들의 규제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수익성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연장을 공약하고 있는데, 이는 세금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 의석 등 의회의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세금정책의 변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 부작용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
이처럼 시장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의 강력한 관세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 대외 무역 전쟁 등의 정책 기조는 향후 시장에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먼저,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원산지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런 고관세 정책은 수입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해 전체적으로 시장 공급이 갑작스럽게 주는 ‘부정적 공급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트럼프 정책은 채권과 금리 측면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는 적자 지출과 부채 수준을 줄이겠다고 공언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존의 감세 정책 연장이 정부 세수를 더 줄여 재정적자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의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 수요도 약화할 수 있다. 미국이 특정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국가의 미국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사상 최고 수준인 8조 900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미국의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트럼프가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펼칠 경우, 피해를 본 국가의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매입을 회피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이자가 오를 수 있다.
끝으로 트럼프의 통화와 무역 정책은 달러화를 비롯 글로벌 주요 통화들의 환율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달러 가치 절하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이는 수출 촉진과 인플레이션 유발, 달러화 지위 약화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금리 인상과 경제성장을 가져와 오히려 달러화를 지지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결국 금리 인상과 관세인상 사이에서 달러 가치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특히, 관세인상은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에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고, 유럽의 일부 통화들도 위험회피 심리와 관세 영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바이든 당선 시 주가 하락 우려
반면,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시장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이 증세와 규제 강화를 통해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경제 정책은 증세와 규제 강화를 통한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바이든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높여 재정적자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 바이든은 무역이나 금리, 통화 정책에서 점진적인 정책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무역 전쟁과 같은 미국 우선의 일방주의적 정책은 지양하고,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바이든 후보에 대한 우려는 재정적자이다. 바이든 후보는 증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공화당과 여론의 반대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바이든은 아직 ‘큰 정부’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재정 집행이 늘어날 수 있다.
◇ 금융시장 변동성 가능성에 대비 필요
한편, 시장에서는 대선 결과에 따라 경제 정책과 규제 기조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개별 기업과 산업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이 대선 전후 정치적 변화가 초래할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을 제안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변동성 방어 전략이나 인버스 펀드 등에 관심을 가지는 등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자자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투자자들은 보유한 자산을 더 불리기 위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은 더 늘리는 전략적 선택 관점에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