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상용화를 서두르는 대신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현대차·기아와 바이두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지능형 교통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진전된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개발해 놓고 상용화를 미루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제네시스 G90에 이어 지난해 기아 EV9에 레벨3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술의 완성도 등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자율주행 레벨3 준비 정도와 관련해 "안전 등을 꼼꼼하게 테스트해야 하고, 다양한 도로 조건, 기후에서 문제없게 하기 위해 주행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의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모셔널의 수년에 걸친 기술개발과 엄격한 시험 절차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차량에 탑재된 센서(레이더 및 카메라의 조합)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경 미국에서 로보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3단계 기술을 확보한 곳은 벤츠와 볼보, 혼다 등이 있다. 문제는 기대만큼 대단한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시속 60km 이하의 정속주행에서 활성화되고 작동중에는 인포테이먼트 등을 즐기며 이동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만큼의 속도와 견고함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상용화보다 기술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용화가 늦어지며 새로운 경쟁자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스즈키다. 스즈키는 일본의 경차를 활용한 자율주행시스템 도입으로 인구고령화 문제로 인한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위해 노력중이다. 지방도시에 자율주행 경차를 보급해 지역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3단계는 본격적인 자율주행으로 불리는 단계로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돼 있을 때 사고가 발생하면 제조사에 책임이 돌아간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조건을 걸어 일부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당장의 실적을 기대하기보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며 "중국이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10년 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는 점점 커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