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주가 미스터리'...사상최고 실적에도 시총 58조 머물러

공유
0

현대차 '주가 미스터리'...사상최고 실적에도 시총 58조 머물러

해외법인 가치, 본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
매출액 연이은 갱신에도 반영수준 적어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지난해 삼성전자보다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기아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액이 기업가치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최근 국내 경제의 매출액을 견인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가치가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현대차는 인도법인의 상장 후 시총과 본사의 시총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현대차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시가총액은 60조를 찍고 내려왔다. 2021년 애플카 이슈 이후 3년 만이다.

이 기간 현대차는 매해 최고 매출액을 갱신하며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다른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은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시총은 60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477조원으로 현대차의 8배가량 많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자동차 계열사인 기아(시총 51조)와 합해도 109조원으로 약 4배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국내 경제의 매출액을 견인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162조6636억원을 기록했고 기아는 99조8084원으로 총 262조47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매출액은 258조9355억원이었다. 매출액 기준으로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시총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는 만큼 매출액이 많다고 시총이 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법인 한곳이 본사의 시총과 맞먹는 수준인 것은 현대차의 가치가 얼마나 저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차 인도법인은 상장 후 시총이 23조7000억~40조원으로 예상된다. 최대치가 본사인 현대차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이슈로 향후 현대차의 기업가치가 30%가량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쉽다는 평가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생산캐파는 연간 70만대 수준으로 국내 공장이 약 176만대의 약 40%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공장 중에서는 가장 많은 생산캐파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차 전체와 비교하면 작은 수준의 공장이지만 기업가치는 비슷하게 평가된다.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인 주가매출비율(PSR)로 봐도 현대차(PSR 0.45)와 기아(PSR 0.5)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현대차와 기아의 저평가 이유로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다. 동력원은 환경규제를 고려해 전기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분야의 미래 가능성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선진국을 비롯해 개발도상국 등은 미래에너지를 활용한 신사업을 정부 차원의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정책이 등장하고 장기간 발전 가능성을 점치기 힘들다. 나아가 마땅히 마련된 정책도 없고 기업에 그 역할을 맡겨 놓은 상태다. 이런 환경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이 관심을 받고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관성 있는 정부의 장기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