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받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우발적인 사고를 넘어, 미국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상징적 의미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은 226명, 트럼프는 23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가운데,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270명까지 각각 44명과 35명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 1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는 양 진영 모두에 결정적인 경합주이다.
트럼프가 이곳에서 유세를 벌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020년 대선에서 1.2%라는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아픈 기억을 씻고,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런 트럼프의 공세적 행보가 지역 유권자들, 특히 바이든 지지층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에게 정치적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그는 이곳 출신임을 자주 강조하며 지역 유권자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해왔다.
따라서, 트럼프의 공세적 유세는 바이든 지지자들에게 자신들의 ‘텃밭’을 침범당한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
총격 사건의 배경에는 이러한 지역적 특수성과 함께, 미국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도 자리 잡고 있다. 양당 간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된 상황에,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총격까지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격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가 사망해 사건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당선을 반대하는 누군가의 계획적 행동이었다면, 이는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사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역설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극단적 반대파의 폭력적 행동은 오히려 트럼프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 동정심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나 암살 시도가 해당 정치인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다.
한편, 이 사건은 바이든 캠프에도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총격 사건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냉담한 반응은 정치적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고, 반대로 과도한 동정은 트럼프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은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미국 대선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그리고 양 진영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향후 대선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중요성을 인지한 바이든은 바로 선거 유세를 중단하고 대국민 연설을 통해 폭력을 규탄했다. 대통령으로서 질서 유지의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당연한 직무 수행이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총격 사건은 이처럼 미국 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이 지역이 가진 상징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모든 이의 시선은 펜실베이니아로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승패가 곧 미국의 향후 4년을 결정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