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대선 판도 급변, 해리스는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미국 대선 판도 급변, 해리스는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나

전략의 대변화와 산적한 당면 과제들

미국 정치계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선 후보 사퇴 선언으로 민주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가 완전히 돌변하는 일대의 사건이었다.

영광과 좌절의 갈림길 앞에 선 해리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광과 좌절의 갈림길 앞에 선 해리스. 사진=로이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6월 말 첫 TV토론 이후 하락한 지지율과 경합주의 암울한 여론조사 결과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트럼프에게 절대로, 절대로 패배할 수 없다”는 강력한 요구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해리스의 가장 큰 도전은 바이든을 대신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민주당 실력자들과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녀가 만약 조기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새롭게 부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돈, 후보 홍보 문제에서 이는 자칫 패배를 자초할 수 있다. 그나마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해리스가 다른 후보군에 비해 가장 앞서 있고, 따라서 승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반드시 주어야 한다.

민주당의 새로운 전략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여성 유권자 공략이다. 미국 등록 유권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약 1000만 명 많고 투표율도 높다는 점을 고려해 낙태 등 여성 관련 이슈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퓨리서치에 따르면 여성의 62%가 낙태권 옹호를, 남성은 56%가 옹호했다. 이는 남녀 공히 낙태 문제에서 낙태를 불법으로 주장하는 공화당이나 트럼프 입장과 차이가 있다.

둘째, 트럼프의 고령(高齡) 부각이다. 이는 나이 문제의 반전이다. 해리스의 상대적 젊음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고령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셋째, 온건파 러닝메이트 선택과 경합주 승부다. 최고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나 애리조나주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 같은 경합주 출신 온건파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해 중도층 공략에 나설 수 있다. 러스트 벨트 출신인 J. D. 밴스의 ‘블루 월’ 도발을 저지할 수 있는 대응 장치이기도 하다.

넷째, 검사 출신과 범죄자의 대결 구도 쟁점화다. 해리스는 검사 출신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와 대조된다. 이는 트럼프에 부정적인 중도층과 민주당 내부의 결속을 촉진할 수 있는 전략이다.

끝으로 당 결집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필두로 오바마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모두 나서고, 할리우드 스타들도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는 이들을 규합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해리스와 민주당 앞에는 여전히 도전이 산적해 있다.

우선, 경쟁력 의문이다. 해리스가 과연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당 안팎에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해리스는 이를 빨리 해소해야 한다. 이는 국가 단위의 선거 유세를 해보지 않은 해리스에겐 큰 도전이다.

둘째, 시간 부족이다. 선거일까지 10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새로운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책과 노선을 다듬고 이를 해리스가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바이든 정책 가운데 계승할 부분과 해리스 고유의 색깔도 보여야 하는데 이는 집중적인 검증을 앞두고 있어 쉽지 않고, 이를 제대로 설명하는 데 시간도 부족하다.

셋째, 내부 갈등 수습이다. 바이든 퇴진을 주장했던 인사들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며, 이는 당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리스 혼자는 할 수 없고, 바이든을 포함해 민주당 최대주주들이 움직여야 한다. 승리를 위해 이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넷째, 여론조사 변수다. 앞으로 나올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전국 여론조사와 경합주 조사에서 해리스가 선전해야 해리스-트럼프 구도가 팽팽한 승부로 갈 수 있고, 지지층 결집도 충분하게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 아니면, 끝장이다. 트럼프 대세론이 극강해질 것이다. 조기에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해리스에 대한 모든 우려가 해소되고 지지가 확산할 수 있다.

한편, 공화당은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바이든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리스의 자질 논란을 부각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 대선 판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9월에 예정된 2차 TV토론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 해리스가 얼마나 지지세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정치는 전례 없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민주당의 새로운 도전과 해리스의 리더십, 그리고 트럼프의 대응이 어우러져 앞으로 100여 일간 미국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그것이 미국의 미래에, 세계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간이 우리를 역사 앞으로 인도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