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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소비자, 경제적 압박으로 소형차 구매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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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소비자, 경제적 압박으로 소형차 구매 늘어

고물가·고금리 영향, 소비자 선호 변화...자동차 업계 전략 재편 불가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소형차 선호 확대                            사진=호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경제적 부담으로 소형차 선호 확대 사진=호이터

특히,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대형차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콕스 오토모티브 2024년 상반기 데이터에 따르면, SUV와 승용차의 특성을 결합한 소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 판매가 20% 이상 증가했고, 소형차와 소형 SUV도 각각 18%, 12%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풀사이즈 픽업트럭 판매는 4% 감소했다
변화의 주된 원인은 높은 차량 가격과 대출 금리다. 카즈 닷 컴의 레베카 린들랜드 이사는 "소비자들이 5년 전보다 평균 11,000달러를 더 지불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이상적인 차량 대신 경제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대변한다.

■ 소형차의 품질 향상과 인기 모델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의 소형차가 과거와 달리 공간, 기술, 안전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재설계를 통해 크기를 확대하고 가격을 낮추면서도 기능을 개선해 판매량이 230% 증가했다. 마쓰다 CX-30, 혼다 HRV 등의 소형 SUV 모델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에서도 유사한 트렌드가 관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도시 내 주차 문제와 엄격한 배출 규제로 인해 소형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르노의 조에(Zoe)와 폭스바겐의 ID.3가 대표적인 인기 모델이다.

중국에서는 저가 전기차 브랜드인 웨이링 홍광 미니 EV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소형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결과다.

■ 환경 규제와 소형차 선호도, 자동차 업계의 대응

소형차에 대한 선호도 증가는 전 세계적 환경 규제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럽연합(EU)의 엄격한 탄소 배출 규제, 미국의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기준 강화, 중국의 신에너지차(NEV) 의무화 정책 등이 소형차, 특히 소형 전기차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자동차 업계는 소형차 시장을 재조명하고 있다. 포드의 CEO 짐 팔리는 "작은 차량에 대한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저가 전기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소형 및 저가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적극 대응 중이다. 현대차 베뉴와 기아의 셀토스 같은 소형 SUV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의 니로 EV는 합리적 가격대의 전기 SUV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더 나아가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 중이다. 현대차는 2025년 출시 예정인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2'를 통해서 유럽과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도 소형 전기 S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모델은 3만 달러 미만 가격대로 출시할 예정이며,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시장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소형차와 소형 SUV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30,000달러 미만 보급형 전기차 출시 계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자동차제조업협회(OICA)와 여러 시장 조사 기관의 통계와 예측을 종합해보면, 연간 자동차 생산 및 판매량은 2020년 약 7,500만 대, 2021년에 약 8,500만 대, 2022년에 약 8,300만 대, 2023년은 약 9,240만 대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중대형이 60~70%, 소형이 30~40%를 차지했다.

결국, 글로벌 경제 상황 변화와 환경 규제 강화로 소비자의 차량 선호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이런 변화에 대응해 소형 및 경제적 모델 개발에 더 주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도 향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인데, 성능이 우수한 소형 전기차 출시가 중요해 보인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들어주면서도 환경친화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설계와 생산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와 금융기관들도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금융 상품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은 경제 압박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