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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업률 상승은 경기 침체 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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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업률 상승은 경기 침체 탓 아니다"

일시적 요인과 노동시장 변화로 실업률 증가, 경제 전망 영향 주목

최근 미국 실업률 상승이 경기 침체 우려를 오히려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 실업률 상승, 일시적 현상 해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실업률 상승, 일시적 현상 해석. 사진=로이터

12일(이하 현지시각) 액시오스는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경기 악화보다는 일시적 요인과 노동시장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는 견해를 보도했다.

◇ 이번 실업률 상승의 원인과 의미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봄 3.4%에서 0.9%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는 경기 침체의 신호라기보다 노동시장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총재는 최근 실업률 상승이 노동시장 냉각 정도를 과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업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일시적 해고 증가, 악천후의 영향 그리고 노동인구 증가 등이 지목된다. 우선, 지난달 미국 실업자 수는 35만2000명 증가했는데, 이 중 약 70%(24만6400명)가 일시 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상적 경제 상황에서 보기 드문 현상으로, 곧 직장 복귀가 예상된다.

또한 허리케인 ‘베릴’로 인한 악천후의 영향도 실업률 상승에 작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약 43만 명이 악천후로 인해 출근하지 못했다. 이는 1976년 이후 7월 평균치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건설업·소매업·서비스업 등 옥외 작업이 많은 기업들이 일시 운영을 중단했다.

노동인구 증가 역시 실업률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구직활동에 참여하면서 일시적으로 실업자 수가 늘어났다. 지난달 약 6만7000명이 새로 취업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약 42만 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했다. 이는 경기 침체 시작 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다. 대학 졸업 시즌 영향으로 신규 졸업자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했을 가능성과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 제공되던 각종 경제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증가했을 수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경제 불확실성, 계절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실업률 상승은 단순한 경기 악화의 신호라기보다는 노동시장의 일시적이고 복합적인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실업률 상승 패턴은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시적 요인들이 실업률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면, 이는 근본적인 경제 악화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낙관적 전망에 신중한 입장이다. 예를 들면,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임시 해고된 근로자들의 재고용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레저, 접객업, 건설 산업에서의 임시 해고 증가가 날씨와 무관한 지역에서도 관찰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편, 노동인구 증가로 인한 실업률 상승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한다는 것은 경제 활력 증가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에 대한 시사점


미국의 고용 상황은 연준의 금리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업률 상승이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면, 연준은 현재의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냉각이 계속된다면, 연준은 금리 속도 조정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의 활력(노동인구 증가)은 임금 상승 압력을 낮춰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적 조치를 할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즉각적 영향을 미친다.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실업률 상승의 원인이 일시적이라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과도한 반응은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과민반응하기보다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경제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레저, 접객업, 건설 등 실업률 변동에 민감한 산업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고용시장 안정화는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들 국가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실업률 상승은 경기 침체의 전조라기보다는 노동시장의 복잡한 조정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단기적인 지표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제 흐름과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향후 실업률 추이와 함께 기업들의 채용 계획, 임금 상승률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경제의 실제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