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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티모니' 수출 제한...對美 보복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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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티모니' 수출 제한...對美 보복 시작

희귀 금속 수출 통제, 미·중 기술 경쟁 심화 속 자원 무기화 우려

중국이 희귀금속인 안티모니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관계에 새로운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 희귀금속 수출 금지 확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희귀금속 수출 금지 확대. 사진=로이터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국가 안보와 핵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되지만,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수출 금지 조치가 앞으로도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며, 사전 대비가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선, 중국의 이번 결정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 심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자국의 핵심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안티모니는 배터리, 반도체, 국방 산업 등에 필수 원자재로, 중국은 세계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중국은 미국의 첨단 기술 산업 제재에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조치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첫째, 미국의 중국 기술 제재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미국은 이미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다중적 규제에다 중국의 배터리, 풍력 장비에 대한 관세 부과 우회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

둘째, 자국 산업 보호와 기술 발전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쌍순환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쌍순환 전략’은 내수 중심 ‘국내 대순환’과 이를 보완하는 ‘국제 순환’을 강조하는 경제 정책이다. 안티모니와 같은 핵심 원자재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중국은 자국 내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티모니는 배터리 제조에 중요한 원료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기술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안티모니의 국내 공급을 우선시함으로써 중국 기업들은 더 안정적이고 저렴한 원자재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안티모니와 같은 전략 물자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관련 기술의 국내 발전을 촉진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있다.

셋째,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이는 자원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경제적, 정치적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연계해 해석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적인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안티모니와 같은 핵심 자원 공급을 통제함으로써, 중국은 이 네트워크 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희토류 수출 제한을 통해 유사한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2010년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을 때, 이는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서 중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들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티모니 공급 불안정은 첨단 기술 산업의 생산 차질과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미중 간 기술 디커플링을 심화시킬 수 있다. 또한, 국제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도 안티모니 공급망은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다. 안티모니 생산국이 아니어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이번 중국 수출 제한 조치는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대체 공급원 확보와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안티모니 재활용 기술 개발, 대체 물질 연구, 국제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 등이 요구된다. 또한, 핵심 광물 자원의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안보 강화를 위한 국가 전략 수립도 시급하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티모니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며, 이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 대체 기술과 재활용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변화를 주시하며, 공급망 위험이 낮은 기업이나 대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의 상호 의존성과 동시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 간 협력과 갈등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위험을 관리해야 하며, 정부는 자원 안보와 국제 협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