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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없는 미국 경제? 채권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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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없는 미국 경제? 채권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도이체방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 전망. 연준 ‘연착륙’에 의문 제기

미국 경제가 예상과 달리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목받는 도이체방크의 미국 경제 진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주목받는 도이체방크의 미국 경제 진단. 사진=로이터

도이체방크 최근 분석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현재 3.84%에서 4.1%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미국 경제가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마켓워치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예상 밖의 강세 신호


도이체방크 분석은 미국 경제의 예상외 강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현재 경제 지표와 시장 기대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노동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실업률이 상승하고 실업수당 청구가 증가하는데, 현재 상황은 이와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동시에, 금융시장은 이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남은 세 차례 연준 회의 중 최소 한 번은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경제가 둔화하여 연준이 금리를 낮춰야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 채권 시장의 경고음


도이체방크는 이런 시장 기대가 현재의 경제 상황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예상만큼 빨리 또는 많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도이체방크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현재의 3.84%에서 4.1%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반영한다. 즉,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일 경우,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국채 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런 전망은 현재 시장의 주류적인 견해, 즉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예측과는 다소 상반된다. 따라서, 향후 경제 지표와 연준의 정책 결정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텀프리미엄(term premia)이 현재 연초 대비해 바닥을 치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고려할 때 구조적으로 너무 낮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는 장기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텀프리미엄은 장기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투자자가 기대하는 추가 수익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장기 채권은 단기 채권보다 더 높은 위험을 수반해,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추가 수익을 요구한다.

도이체방크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이 텀프리미엄이 연초 대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에 대해 충분한 추가 수익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채권 시장의 수요와 공급 변화를 고려할 때 이 낮은 텀프리미엄은 구조적으로 계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장기 채권 수익률이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수익률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분석의 배경에는 연준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의문이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 노동 시장 악화를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경기 침체를 감수할 수 있다는 기존의 예상과는 다소 다른 입장이다. 연준의 이런 인식 변화는 향후 금리 정책과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채권 시장 변동성을 증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과 대응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이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성장주와 기술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은행 등 금융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증가할 수 있어,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금리 상승 환경에서 단기 채권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금리 상승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금융, 에너지, 소재 등의 섹터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특히, 달러 강세 가능성에 대비할 수도 있다. 미 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따른 환율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끝으로, 경제 지표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고용 지표와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연준의 정책 결정에 중요 영향을 미치므로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현재 시장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착륙’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나리오지만, 기존의 시장 예상과 달라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시장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런 변화에 대비해 위험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