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위기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붕괴, 디플레이션 압력, 청년 실업률 급증, 내수 침체 등 중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시진핑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대응이 늦어지면서 고통 지수도 높아가고 있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지도부의 무능과 중국의 계속되는 침체가 단순히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 정부의 정책적 무기력함으로 경제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는 중국 경제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과잉 공급, 지방정부 부채 급증,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급속도로 약화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활력을 아직 되찾지 못한 채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경기 하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4년 1~2월 부동산 개발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고 주택 판매량이 20.5% 줄어든 것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가 11.6% 증가하고 주택 판매량이 3.6% 늘어난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이런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방정부 재정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는 39조 6천억 위안으로, 2019년 말(21조 3천억 위안)에 비해 85.9% 급증했다. 토지 판매 수입 감소와 경기 부양을 위한 지출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지방정부 재정 건전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 제조업 부문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2월 제조업 PMI가 49.1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기준선 50을 하회한 것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49.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일시적 현상으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장기화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중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 섹터가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지표들은 중국 경제가 코로나 이전 고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데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중국 경제의 침체는 글로벌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이는 자원 수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중국 성장 둔화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에도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교역 의존이 높은 한국 경제는 그 영향이 치명적이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화를 보면, 원유와 구리 가격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2022년 3월 배럴당 123달러까지 올랐던 브렌트유 가격은 2024년 9월 6일 71.06달러로 내려왔다. 구리 가격 역시 2022년 3월 톤당 10,730달러에서 2024년 9월 6일 현물 기준으로 8,875.52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것은 중국의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자원 수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는 주요 선진국 경제에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으로 수출이 2023년 1,535억 달러로 2022년 대비 약 12% 감소했다. EU 역시 중국으로 수출이 2023년 2,025억 유로로 전년 대비 약 4% 감소했다. 일본의 대중 수출은 2023년 17조 엔으로 2022년 대비 약 8% 감소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둔화가 글로벌 교역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경제도, 중국과 높은 교역 의존도로 인해 그 영향이 심각하다. 2023년 한국의 대중 수출은 1,362억 달러로 2022년 대비 약 20% 줄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28%), 석유화학제품(-25%), 디스플레이(-27%) 등 주력 수출 품목에서 큰 폭의 감소세였다. 2024년 들어 수출 다변화 등으로 그나마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둔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수치상의 감소를 넘어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성 증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투자 흐름의 변화 등이 그 예이다. 특히, 한국 같이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국가들은 이런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는 시진핑 정부의 과감한 개혁과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불확실성 해소는 어려워 보이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중국의 변화 가능성은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새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공산당 중심의 폐쇄적 노선을 고수한다면, 경제 위기는 고착화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원자재 시장 변동성 증가, 신흥국 경제 취약성 노출 등 전 세계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위험 관리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동시에, 국제 사회는 중국의 개방과 개혁을 계속 촉구하며, 글로벌 경제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