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수입 제품에 대한 과세를 주요 경제정책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세금을, 중국산 제품에는 최소 6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의 제안이 연간 약 2250억 달러의 연방 수입을 늘릴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는 경제성장 둔화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더욱이 트럼프가 언급한 육아 비용 지원, 국가 재산 기금 조성 등 새로운 정책들은 대규모 재정 지출을 필요로 한다. 미국에서 양질의 보육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만 해도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려 하고 있다. 그는 수입품 과세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플레이션과 맞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 정책이 미국 기업들의 본국 회귀를 촉진하고 중국으로부터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수천억 달러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런 접근이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물가 상승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16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미국의 글로벌 경제 위상을 약화시키고, 국내 경제에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무역 장벽 정책은 미국 달러의 국제적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달러 사용을 거부하는 국가들에 10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정책이 오히려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주요국들이 달러 기반 금융 인프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여러 국가가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 통화를 이용한 무역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력 수출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미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 접근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편, 트럼프의 지지층은 이러한 정책에 복잡한 반응을 보인다. 많은 지지자가 "강한 미국"이라는 이미지와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지지하며, 단기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농업 종사자들과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무역 장벽 중심 경제정책은 단기적으로 미국 내 특정 산업을 보호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국제 무역 질서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 이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